정부가 급등하고 있는 강남 집값을 잡기 위해 국세청의 세무조사라는 고강도의 대책을 마련했다. 이번 조치가 이전의 세무조사와 다른 점은 강도 높은 자금출처조사가 병행된다는 것. 아파트 값을 부추기고 있는 재건축아파트가 투기세력과 일부 부동산의 시세조종에 휘둘리고 있다는 점을 염두에 둔 조치다. 자금출처의 배후인 투기세력을 직접 겨냥하겠다는 의지다. 이 때문에 부동산 전문가들은 이번 조치가 단기적으로는 위력을 발휘할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 자금출처조사 대상 아파트는 =정부가 자금출처 조사대상으로 지목한 아파트는 강남의 재건축을 추진중인 고가아파트다. 이 가운데 안전진단을 받지 않은 아파트가 주된 타깃이 될 가능성이 높다. 재건축이 멀었는 데도 금방이라도 재건축이 될 것처럼 소문이 나면서 가격이 급등한 단지들이다. 특히 시공사 선정을 전후해 단기간에 가격이 10∼20% 가까이 급등한 아파트들이 집중조사 대상이 될 것으로 보인다. 현재 강남권의 재건축아파트는 저밀도지구 아파트, 고밀도지구 아파트, 택지개발지구 아파트 등 세가지로 분류된다. 이중 잠실 청담.도곡 등 저밀도지구 아파트는 안전진단을 통과했다. 도곡주공1차 잠실주공4 영동주공 등도 사업승인을 받아 주민이주를 시작했거나 이주를 준비중이다. 그러나 중층 고밀도지구 아파트는 거의 대부분 안전진단을 받지 않았다. 개포 둔촌 고덕 등 택지개발지구 아파트들(또는 대지조성사업지구)도 아직 안전진단 단계까지 가지 못했다. 이에 따라 이들 아파트도 세무조사 대상이 될 가능성이 높다고 전문가들은 예상하고 있다. 이와 함께 안전진단을 통과한 중충아파트중 최근 시공사선정 재건축동의율 80% 등의 재료로 가격이 급등한 곳도 세무조사의 칼날을 피해가기는 어려울 것으로 보인다. ◆ 단기 약발, 중장기 효과는 불투명 =이번 조치는 단기적으로 강남권 집값을 안정시키는데 톡톡히 기여할 것으로 예상된다. 투자심리 위축으로 사자 세력이 몸을 사리면 가격은 조정을 받을 수밖에 없는 탓이다. 그러나 중장기적으로는 큰 효과를 기대하기 어렵다. 강남 집값 상승의 근본적인 원인은 수요는 많은데 공급물량은 턱없이 부족한데 있다. 이 문제를 풀 수 있는 근본적인 묘책을 내놓지 않고서는 집값상승→세무조사→집값상승→세무조사라는 악순환이 반복될 수밖에 없다. 전문가들이 집값을 잡을 수 있는 근본적인 대책을 요구하는 것도 이 때문이다. 이들은 투기세력의 장난이 강남 집값 급등의 주원인이라는 정부의 시각에도 문제가 많다고 지적했다. 조성근 기자 truth@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