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랍권 국가에서 대규모 반(反)이스라엘 시위가 벌어지고 있는 가운데 이스라엘은 26일 팔레스타인 주민의 자국내취업 허용과 통행금지 부분 해제 등의 유화책을 제시했다. 마이클 멜코어 이스라엘 외무 부(副)장관은 이날 유럽연합(EU) 순회의장직을 맡고 있는 덴마크의 페르 스티크 묄러 외무장관과 코펜하겐에서 회담을 갖고 가자지구에 거주하고 있는 팔레스타인 주민 7천여명의 이스라엘내 취업을 허용키로 이스라엘내각이 결정했다고 밝혔다. 멜코어 부장관은 현재 4천100명이 취업 허가를 받았으며 최종적으로는 7만여명이 이스라엘내에서 일할 수 있을 것이라고 밝혔으나 추가 취업 허용 시기에 대해서는 밝히지 않았다. 인티파다(반 이스라엘 봉기)가 촉발된 지난 2000년 9월 이전에는 매일 12만5천여명의 팔레스타인 주민들이 이스라엘 지역으로 통근했었다. 그는 또 이스라엘군이 장악하고 있는 요르단강 서안지구내 팔레스타인 자치지역7곳 가운데 일부 지역에서 통행 금지를 해제할 것이라고 말했다. 묄러 덴마크 외무장관도 멜코어 부장관과의 회담에서 "통행금지와 같은 제재 조치들이 해제돼야 인력 및 상품 이동이 원활해지고 팔레스타인 주민의 생활이 정상화될 수 있다"며 이스라엘측의 봉쇄조치 해제를 촉구한 것으로 알려졌다. 그러나 이스라엘측의 이런 유화책에도 불구하고 아랍권 국가에서는 지난 22일감행된 이스라엘군의 가자지구 공습을 비난하는 대규모 시위가 벌어졌다. 레바논 남부 항구도시인 티레에서는 3천여명의 시위대가 이날 밤 반이스라엘 시위를 갖고 "이스라엘은 `폭력'이라는 단어 이외는 아무것도 이해하지 못한다"며 "빼앗긴 영토를 되찾기 위해서는 성전이 유일한 방법"이라고 주장했다. 또 바레인 수도 마나마 주재 유엔 사무실 앞에서도 수천여명의 시위대가 이스라엘의 공습을 비난하는 연좌농성을 벌였으며 이집트와 요르단 등에서도 반이스라엘시위가 잇따랐다. 이런 가운데 유엔 안전보장이사회는 아랍국가들의 요청으로 긴급 회담을 갖고중동 사태를 논의했으나 회담에 참가한 각국 대표들이 자국 정부의 최종 의견을 타진할 수 있도록 하기 위해 별다른 결론없이 휴회를 선언했다. 안보리는 이날 즉각적인 폭력 종식을 촉구하고 미국과 러시아, 유엔, 유럽연합의 평화회담 중재 노력을 지지하는 시리아측의 결의안을 논의했으나 결론을 내지 못했으며 오는 29일 회담을 재개키로 했다고 외교 소식통들이 전했다. 미국의 저명 인권운동가인 제시 잭슨 목사도 이날 기독교와 유대교, 이슬람교지도자들로 구성된 대표단과 함께 27일 예루살렘을 방문, 이스라엘과 팔레스타인 양측과 중동 평화정착을 논의할 것이라고 밝혔다. 잭슨 목사는 다음주 시몬 페레스 이스라엘 외무장관과 야세르 아라파트 팔레스타인 자치정부 수반 등 양측 지도자들과 회담을 가질 예정인 것으로 알려졌다. 한편 요르단강 서안지구 남부의 유대인 정착촌 카르멜 인근에서 팔레스타인 무장괴한들이 이날 이스라엘 주민의 차량에 총격을 가해 4명이 숨지고 3명이 부상했다고 관계자들이 전했다. 유대인 정착촌 대변인인 예호슈아 모르-요세프는 헤브론에서 동남쪽으로 5㎞ 떨어진 카르멜 인근에서 팔레스타인 무장괴한들이 2대의 이스라엘 주민 차량에 총격을가해 일가족 3명이 숨지는 등 7명의 사상자가 발생했다고 밝혔다. (코펜하겐.예루살렘.파리 AP.AFP.dpa=연합뉴스) youngbok@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