민주당 한화갑(韓和甲) 대표는 19일 "대통령 측근들의 비리가 이 지경에 이르도록 막지 못한 대통령 보좌진과 사정기관 책임자들은 응분의 책임을 느껴야 하며, 조금이라도 책임을 느끼고 양심의 가책이 있다면 국민과 대통령, 그리고 역사앞에 석고대죄해야 한다"고 말했다. 그는 또 "대통령후보에게 쏟아지는 국민적 의혹과 흠결을 덮어둔채 국민에게 미래의 지도자를 선택하게 할 수 없다"며 한나라당 이회창(李會昌) 후보의 5대의혹 규명을 주장했다. 한 대표는 이날 오전 국회 대표연설에서 "대통령 아들들의 비리에 대해선 입이 열개라도 할 말이 없다"며 "대통령 측근들의 비리는 민주적 절차에 따라 국민이 뽑아준 대통령의 헌법적 권위를 측근들이 사적 욕망의 도구로 악용했기 때문에 바로 국정의 근간을 뒤흔든 행위"라고 지적했다. 이같은 발언은 8.8 재보선 및 대선을 겨냥한 노무현(盧武鉉) 대통령 후보측의 '탈 DJ' 전략과 맥을 같이하는 것으로 받아들여진다. 그는 "이같은 어처구니 없는 비리행각을 미리 막지못한 저와 민주당은 국민여러분의 어떤 질책이라도 달게 받겠다"고 사과하고 "비리의 당사자들은 사법적 처단뿐만 아니라 역사와 국민의 이름으로 처벌을 받게될 것"이라고 강조했다. 서해교전 사태와 관련, 한 대표는 "북한의 성실한 조치가 담보될 때까지 민간교류와 인도적 지원을 제외한 정부차원의 대북지원은 재고되어야 한다"며 "지금은 대북포용정책의 진정한 성공을 위해 국민의 지지를 모으는 일이 더 중요한 과제"라고 말했다. 그는 "이회창 후보가 북한 지도자들과 만나 한반도 평화에 대해 좋은 방안을 만들어보도록 권유하고 싶다"고 이 후보의 방북을 권유했다. 이어 그는 "이회창 후보를 둘러싼 5대의혹은 반드시 철저히 규명돼야 한다"며 "국세청을 동원한 대선자금 불법모금사건, 안기부예산 총선자금 유용사건, 이 후보 아들들의 병역면제 은폐의혹사건, 114평 호화빌라 3채를 둘러싼 국민적 의혹, 최규선씨 20만달러 수수의혹 등이 바로 그것"이라고 말했다. 공적자금 문제에 대해 한 대표는 "'예보채 차환발행동의안'의 선결처리에 한나라당이 협조한다면 동의안 처리 직후 국정조사에 응할 준비가 돼있다"고 강조했다. 그는 "우리당 노무현 후보가 제안한 이회창 후보와의 회담을 즉각 수락할 것을 다시한번 요청한다"고 후보회담 수락을 촉구했다. 마늘협상 파동과 관련, 그는 "어떻게 이러한 일이 발생할 수 있었는지 책임을 분명하게 따질 것"이라고 말하고 ▲정부와 각 정당, 민간단체대표들이 참가하는 '포스트 월드컵위원회' 설치 ▲선거제도와 투표제에 저비용 방식 도입을 제안했다. (서울=연합뉴스) 이상인기자 sangin@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