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정부가 `적성국'으로 분류해 거래를 금지하고 있는 북한과 쿠바, 이란, 이라크 등과의 거래 사실이 적발돼 벌금을 문 기업은 지난 98년부터 지금까지 모두 86개인 것으로 밝혀졌다. 3일 월 스트리트 저널 인터넷판에 따르면 미 재무부 대외자산관리국(OFAC)은 지난 98년부터 지금까지 86개사가 `적성국과의 거래금지법'를 어겨 115건 580만달러의벌금이 부과됐다고 밝혔다. 이들 가운데는 박찬호 선수가 몸담았던 미 프로야구단 LA다저스와 다국적 타이어 제조업체 굿이어, 금융그룹 CNA의 자회사인 CNA보험, 스웨덴의 가정용 가구 소매점 `이케아', 퍼스트 유니언 뱅크를 거느린 금융 대기업 '워초비아' 등이 들어있다. 그러나 한때 딕 체니 부통령이 경영하던 석유 서비스회사 핼리버튼은 포함되지 않았다. LA다저스 구단은 지난 99년 쿠바 선수 2명과 계약을 했다는 이유로 7만5천달러의 벌금을 물었다. 메이저 리그의 대변인 패트릭 코트니는 문제가 된 쿠바 선수들은 도미니카 공화국에 있는 다저스 구단의 조직에 합류했을 당시 도미니카 공화국 시민권자로 돼 있었다고 해명했다. 또 이 문제가 불거졌을 때 이들 쿠바 선수는 자유계약선수로 풀린 상태였다고 그는 덧붙였다. 쿠바와 거래를 하다 적발된 시카고의 CNA 보험에는 가장 많은 240만달러의 벌금이 부과됐다. `이케아'는 얼마전 붕괴된 아프가니스탄의 회교원리주의 세력 탈레반 장악지역으로부터 양탄자 150장을 들여오려다 걸려 8천달러의 벌금을 물고 아프간과의 거래를 중단했다. 회사측은 문제가 된 지역이 양탄자 주문 당시에는 탈레반 치하가 아니었다고 해명했다. 쿠바와의 거래가 포착된 굿이어는 19만5천달러, 이라크와의 거래 사실이 드러난GRE 보험그룹은 24만4천250달러의 벌금을 각각 물게 됐다. 또 `워초비아'는 이란과 거래를 했다는 이유로 36만달러의 벌금이 부과됐다. 그러나 체니 부통령이 최고경영자(CEO)였던 지난 2000년에 테헤란에 사무소를연 핼리버튼사는 벌금부과 대상에서 빠졌다. OFAC의 타시아 스콜리노스 대변인은 불법거래규모와 상습 위반여부 등을 감안해벌금액수를 조정했다고 설명했다. 미 행정부의 `적성국과의 거래금지법' 위반사례 공개는 `공인 및 기업범죄 폭로자'라는 회보(會報)가 정보공개법에 의거해 정보공개를 청원한 데 따른 것이다. 미재무부는 앞으로 `적성국과의 거래금지법' 위반사례를 정기적으로 공표할 계획이다. (서울=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