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방 선진 7개국과 러시아 등주요 8개국(G8) 정상들은 27일 아프리카의 정치, 경제개발을 지원하기 위한 'G8 아프리카 행동계획'에 합의하는 등 세계 현안에 대한 논의를 정리하고 이틀간의 회의를 폐막했다. G8정상은 캐나다 로키산맥 휴양도시 카나나스키스에서 아프리카 지도자 4명이참석한 가운데 이틀째 정상회담을 열고 아프리카에 60억달러 정도를 지원하기로 하는 내용의 합의안에 서명했다. 합의안에 따르면 주요 8개국은 아프리카 지역 발전을 저해하고 있는 전쟁과 내전을 종식시키기 위해 아프리카 국가들이 창설할 예정인 평화유지군 활동을 적극지원해 주기로 했다. 이들은 또 오는 2005년까지 아프리카 지역에서 소아마비를 퇴치토록 지원하는한편 무역장벽 제거를 통해 수출을 촉진토록 하고 인권보호와 남녀평등, 돈세탁방지,교육의 질 향상 등도 지원하기로 했다. 이번 회의를 주재한 장 크레티엥 캐나다 총리는 이번 지원은 정치 및 경제개혁을 추진한다는 전제아래 이뤄지는 것이라며 "자국 국민의 이익을 존중하지 않는 정부와는 협조하지 않을 것"이라고 경고했다. 크레티엥 총리는 미국과 유럽연합(EU)이 지난 3월 유엔 총회에서 매년 120억달러를 지원하기로 약속한 사항은 결국 합의하지 못했으나 120억달러의 절반 이상은아프리카에 지원될 것이라고 말했다. 이와 관련, 국제 구호기관들은 이번 아프리카 지원 계획은 상당수 개발도상국들이 의존하고 있는 커피와 면화 등의 상품가격 하락분을 보충하는 하찮은 수준에 지나지 않는다며 거세게 비난했다. 미국을 비롯한 서방선진 7개국(G7)은 또 핵ㆍ생화학 무기가 테러리스트들의 수중에 넘어가는 것을 막기 위한 6개 원칙을 채택하고 세계 각국에 이 원칙들을 준수할 것을 요청했다. 정상들은 성명에서 "테러리스트들과 그들을 숨겨주는 세력이 핵ㆍ생화학무기를 비롯한 관련물질이나 설비, 기술 등을 획득ㆍ개발하는 것을 막기 위해 다음 6개 원칙을 지켜줄 것"을 당부했다. 특히 러시아가 자체 보유하고 있는 핵무기와 생화학 무기 등 대량살상무기 해체를 원활히 추진할 수 있도록 앞으로 10년간 200억달러를 지원하기로 합의했다. 국가별 분담액을 보면 미국이 앞으로 10년간 100억달러를 내놓겠다고 약속했으며 독일(15억달러)과 이탈리아(10억달러) 등이 나머지 금액을 충당하게 되며 G8 비소속국들도 분담 요청을 받을 것으로 알려졌다. 그러나 조지 W. 부시 미 대통령의 중동평화안과 관련, 미국과 유럽국가가 야세르 아라파트 팔레스타인 자치정부 수반의 운명을 둘러싸고 의견충돌을 빚는 바람에 테러 대책 논의가 다소 차질을 빚기도 했다. 또 파키스탄에 대해 자국 영토내에서의 테러리스트 활동을 제어해 줄 것을 촉구했다. G8정상들은 이와함께 세계 경제의 향후 전망을 긍정적으로 평가하고 각국이 지속적인 성장을 위한 경제 개혁을 추진할 것을 촉구했다. 정상들은 성명에서 "우리는 세계 경제성장에 자신감을 갖고 있다"고 밝힌 뒤 "각국의 성공적인 개혁을 위해 강력한 정치적 리더십이 중요하다는데 의견을 같이했다"고 덧붙였다. 특히 월드컴, 엔론 등 대규모 다국적 회사들의 회계부정이나 파산 등으로 흔들리는 국제금융시장의 투자자들의 신뢰감을 회복하기 위해 노력하기로 합의했다. 이어 G8 정상들은 러시아가 G8 정식 회원국이 되는 오는 2006년 G8 정상회담을러시아에서 개최하기로 했으며 지금까지 러시아의 참석을 허용하지 않은 G8 재무장관 회담에도 러시아를 참석시키기로 했다. 한편 정상회의 폐막에 맞춰 G8회의에 반대하는 시위대들이 진흙칠을 하거나 노출시위를 하고 캘거리 주요거리를 활보하는 등 다양한 방식의 평화적인 집회를 가졌다. (캘거리.카나나스키스 AP.AFP.dpa.교도=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