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수치고 태극기 흔들다 손목, 어깨 빠지고, 열광적 응원에 고혈압 증세, 동반 어린이 미아 신고까지..." 포르투갈전 승리로 월드컵 사상 첫 16강 진출이 확정된 14일 밤 서울 시내에 140여만명의 시민이 몰려 나와 승리의 기쁨을 나누면서 이같은 웃지 못할 '사고'가 잇따랐다. 서울시소방방재본부에 따르면 14일 밤 대형 전광판이 설치된 서울시청앞, 광화문 등 서울지역 14곳에서 ▲병원 이송 11건 ▲응급조치 67건 ▲미아보호 4건 ▲안전조치 3건 등 모두 85건의 구급 및 안전활동이 이뤄졌다. 서울시청앞, 광화문 등지에서는 열광적인 응원을 보내며 박수를 치고 태극기를 힘차게 흔들다 20대 여성을 중심으로 10여명이 어깨, 손목이 빠져 병원으로 후송됐다. 경기도중 광화문에서는 60세 가량의 남자가 고혈압 증세를 보여 현장의 응급의료센터에서 산소를 공급받는 등 응급조치를 받았고, 응원에 열중한 나머지 동반한 어린이를 잃어버리는 일도 발생했다. 소방방재본부 관계자는 "인파에 파묻혀 부모를 잃어버린 4명의 어린이를 보호하다 인계했다"며 "상처를 입어도 경상을 입은 사람이 대부분이며 많은 인파가 몰린 것에 비해 큰 사고 없이 무사히 끝났다"고 말했다. 응원 열기에 취해 사고한 폭행 등 일부 불미스런 일도 있었지만 '사상 첫 16강 진출'의 기쁨에 먹칠할 만한 큰 사건, 사고는 없었다. 서울 북부경찰서는 15일 대형 TV로 포르투갈전을 함께 시청하다 화면이 가린다는 이유로 시비가 붙어 서로 주먹을 휘두른 혐의(폭력행위 등 처벌에 관한 법률위반)로 박모(28.여.자영업)씨 등 2명을 불구속 입건했다. 박씨는 전날 오후 10시50분께 강북구 수유동 J호프집에서 중계방송을 보며 응원하다 김모(24.회사원)씨가 "당신 때문에 스크린이 가려 경기를 볼 수가 없다"며 항의하자 시비가 붙어 서로 멱살을 잡고 폭행한 혐의다. 또한 이날 오후 10시40분께 서울 서대문구 창천동 연세대앞 5차선 도로변에서 교통정리중이던 의경 한영수(21)씨가 같은 차선에서 김모(42.택배업)씨가 몰던 90cc 오토바이에 치어 머리에 경상을 입고 병원으로 옮겨져 치료중이다. 음주측정결과 혈중알코올농도 0.104%가 나온 김씨는 경찰에서 "친구들과 월드컵중계방송을 보다 우리 팀이 승리하자 너무 기뻐 술을 한잔 마시고 운전했다"고 말했다. (서울=연합뉴스) 이 율기자 yulsid@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