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도와 파키스탄군은 30일 카슈미르 국경지역에서 분쟁 재개 2주만에 최대의 포격전을 벌였으며, 파키스탄은 국경에 병력을 증강 배치하고 인도에 대해 핵 공격도 불사하겠다고 경고하고 나섰다. 분쟁이 악화일로로 치닫자 미국은 다음주 초 도널드 럼즈펠드 국방장관을 현지에 파견, 중재에 나설 계획이며 파키스탄측에 월경 테러행위를 즉각 중단하도록 경고했다. 그러나 파키스탄은 미국의 대 아프간전쟁 이후 아프간 접경지역에 배치했던 병력을 카슈미르로 이동 배치하는 등 결전 채비를 강화하기 시작했다. 파키스탄군은 국영 TV를 통해 발표한 성명에서 "인도군의 적대적 행위를 감안해" 아프간 접경 주둔 병력을 인도 국경 부근으로 이동 배치했다고 밝혔다. 파키스탄군 대변인은 그러나 "아프간 동부지역 봉쇄임무는 계속 수행할 것이며일부 잔여 병력이 서부 국경으로 이동했다"고 설명했다. 이런 가운데 무니르 아크람 유엔 주재 파키스탄 대사는 인도가 교전과정에서 재래식 무기만을 사용하더라도 파키스탄은 핵무기를 동원할 것임을 위협했다고 인도 PTI통신이 보도했다. 아크람 대사는 회견에서 "파키스탄은 인도의 공격을 저지하기 위해 자체 보유한수단에 의존해야 한다"면서 핵무기 선제 불사용 독트린 때문에 그러한 억지력을 무력화하지는 않을 것이라고 밝혔다. 특히 페르베즈 무샤라프 파키스탄 대통령은 국영 TV 인터뷰에서 "인도군이 파키스탄 영토를 1인치라도 침범할 경우 적을 괴멸시킬 폭풍우를 쏟아 부을 것"이라고경고했다. 인도군은 이에대해 파키스탄군 병력과 탱크의 이동과 국경 상황을 완벽하게 통제하고 있다고 응수했다. 스루티 칸트 인도군 대변인은 "파키스탄군이 카슈미르 국경지대로 이동하는 것을 완벽하게 파악하고 있다"며 "인도 정부는 현재 상황을 면밀하게 감시하고 있다"고 밝혔다. 바지파이 인도 총리는 이날 조지 페르난데스 국방장관과 자스완트 싱 외무장관,아드바니 내무장관 등이 참석한 가운데 긴급 내각안보위원회를 열어 카슈미르 분쟁문제를 논의했다. 카슈미르 국경에서는 이날도 양국군의 치열한 포격전이 벌어져 수십여명이 사망하거나 부상했다고 군 관계자들이 전했다. 특히 1971년 양국이 전쟁을 치른 이래 한 번도 교전이 벌어지지 않았던 카슈미르 푼치 지역에서 29일 밤부터 이날 오전까지 양국군이 충돌, 인도측에서 15명의 사상자가 발생했다고 파키스탄군이 주장했다. 또 인도령 카슈미르 도다에서는 이슬람 반군들이 경찰초소를 공격하면서 17시간에 걸친 치열한 전투가 벌어져 경찰관 3명과 반군 2명이 사망했다고 인도 경찰이 밝혔다. 파키스탄 교육부는 인도군의 공격에 대비해 파키스탄이 관할하고 있는 카슈미르지역의 모든 교육기관들에 31일부터 휴교령을 내렸다. 한편 미국 정부는 인도-파키스탄 분쟁이 심각한 수준으로 비화될 경우 자국 민을 소개하기 위해 정부 관계자들을 인도에 파견, 소개 계획을 마련하고 있다고 USA투데이가 30일 보도했다. 이 신문은 미 국무부와 태평양 사령부의 관계자들이 현재 양국에 머물고 있는미 시민 6만3천명과 미군 1천100명을 소개하기 위한 계획을 수립하고 있다고 전했다. 애리 플라이셔 백악관 대변인은 USA 투데이의 보도를 확인하지 않았으나 미국은전세계의 자국민을 보호하기 위한 통상적인 계획을 마련해놓고 있다고 밝혔다. 조지 W.부시 미국 대통령은 인도-파키스탄 무력충돌 위기를 해소위해 내주초 도널드 럼즈펠드 국방장관을 양국에 파견할 것이라고 30일 발표했다. 부시 대통령은 이 자리에서 또 페르베즈 무샤라프 파키스탄 대통령에 대해 사전약속에 따라 카슈미르 지역에서의 월경 테러행위를 즉각 중단하라고 촉구했다. 럼즈펠드 장관은 핵전쟁이 벌어질 경우 초래될 재앙에 대해 미국이 갖고있는 자료를 양국에 설명할 것이라고 말했다. (뉴델리.이슬라마바드 AP.AFP=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