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2 월드컵을 하루 앞두고 30일 열린 `월드 비즈니스 리더스 라운드 테이블'에 참석한 다국적기업 최고경영자(CEO) 50여명은 한국에 대한 투자에 깊은 관심을 표시했다. 이날 주제발표에 나선 P&G코리아의 알 라즈와니 사장은 한국에 대한 투자장점으로 "지리적인 이점을 갖고 있으며 경제성장도 수출에만 의존하는게 아니라 내수진작에 의한 부분도 상당하다"고 말했다. 그는 "빠르게 일을 처리하는 숙련된 인력과 개혁지향적인 성향, 세련되고 유행에 민감한 소비자층, 서울의 살기좋은 환경도 매력적인 점"이라고 밝힌 뒤 "닭갈비와 백세주를 한번 접해보라"며 참석자들에게 권하기도 했다. 벨기에 에너지회사인 트랙터벨의 더크 베위사르트 사장은 "한국의 발전회사 민영화 외에도 수자원관리 분야도 관심 대상"이라고 말했고, 로버트 리처드 S&P 이사는 "서울에 지사를 설치해 지역허브로 이용할 생각이 있다"며 관심을 보였다. 이미 한국에 투자한 클라크머티리얼의 케빈 리어돈 사장은 "한국 정부의 지원에만족하고 한국에 앞으로도 투자할 것"이라고 밝혔고 네슬레의 바우어 조세프 부회장은 "한국은 고숙련 인력을 갖고 있는 등 투자여건이 좋은 곳이며 식품안전규정도 투명하다고 생각한다"고 만족감을 표시했다. 손정의 소프트뱅크 회장은 "과거 김대중 대통령을 만나 광대역 통신망의 중요성을 얘기할 때도 한국이 광대역 분야에서 1위권 국가가 되리라고는 생각지 못했다"면서 한국이 일궈낸 성과를 높이 평가했다. 그러나 한국 정부가 외국인 투자환경 개선이나 규제완화를 위해 더욱 노력해 줄것을 당부하는 목소리도 적지 않았다. 판케 BMW 회장은 "자동차 분야의 규제철폐가 있으면 사업하기가 더욱 좋아질 것"이라고 지적했고 주한 유럽상의 부회장은 "외환위기 이후 한국의 생활비가 너무 많이 든다"고 평가했다. 라즈와니 P&G코리아 사장도 "보다 투자친화적인 환경을 조성하고 재무의 투명성을 추구하는 동시에 규제를 단순화할 필요가 있다"면서 "특히 고용과 퇴출이 유연하게 이뤄질 수 있도록 노사문제가 개선돼야 하고 지적재산권 보호노력도 강화해야 할것"이라고 강조했다. 로버트 먼델 교수는 "홍콩이나 싱가포르는 영어 인구가 많은 반면 상하이(上海)는 영어가 취약하지만 큰 시장의 중심부이기 때문에 기득권이 있다"면서 "한국이 동북아 허브가 되기 위해서는 조기에 외국어 교육을 해야한다"고 충고했다. 슐트놀르 알린안츠 회장은 "금융부문의 경우 아직도 규제가 많고 많은 부문이국유화돼 있다"면서 "투명성 문제도 향상됐지만 개선여지가 있다"고 지적했다. 마쓰시타 부회장은 "정치적인 안정이 가장 중요하다"고 말했으며 데이빗 홀린델파이 부회장은 "노사관계가 이슈"라고 강조했다. (서울=연합뉴스) 정준영.경수현기자 prince@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