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도와 파키스탄이 카슈미르 통제선(LoC)을 따라 전술 핵무기를 이동배치해 긴장이 고조되고 있는 가운데 아탈 비하리 바지파이 인도총리가 29일 파키스탄의 `도발'과 관련, 인도의 인내에 한계가 있다며 엄중 경고했다. 바지파이 총리는 이날 고이즈미 준이치로(小泉純一郞) 일본총리와 전화통화에서"(파키스탄과) 전쟁을 피하는 것은 절대 필요하다"고 전제하면서도 이같은 입장을분명히 했다고 일본 지지(時事)통신은 전했다. 양국 총리의 이번 통화는 전날 고이즈미 총리가 페르베즈 무샤라프 파키스탄 대통령에게 전화를 걸어 자제를 촉구한 지 하루만에 이뤄진 것으로 인도측의 강경한입장을 재확인한 것으로 평가된다. 고이즈미 총리는 이날 통화에서도 바지파이 총리에게 자제를 호소하고 핵보유국들 간의 전쟁을 막기 위한 노력에 지도력을 발휘해줄 것을 호소한 것으로 알려졌다. 또 파키스탄을 방문 중인 스기우라 세이켄(杉浦正健) 일본 외무성 부대신은 압둘 사타르 외무장관을 만나 이슬람 무장세력이 인도 관할 카슈미르 지역으로 침투하는 것을 막기 위해 구체적이고 가시적인 조치를 취할 것을 촉구했다. 자스완트 싱 인도 외무장관도 인도의 인내력이 점점 없어지고 있다며 파키스탄이 국경을 침범해 저지르는 테러 행위를 빨리 중단시키고 카슈미르 내 이슬람 무장세력을 진압하는 것이 평화를 위해 매우 중요하다고 말했다. 싱 장관은 이날 잭 스트로 영국 외무장관과 공동 기자회견에서 무사랴프 대통령은 파키스탄 내 무장세력의 테러행위를 중단시키겠다는 약속을 이행할 수 있는 충분한 시간이 있었다며 이같이 말했다. 그러나 스트로 장관은 이날 무샤라프 파키스탄 대통령이 자신의 테러리즘 규제공약에 대해 "솔직한" 입장을 보였다고 긍정적인 평가를 내리고 이를 뒷받침하는 증거는 차후에 일어날 상황으로 판단할 수 있을 것이라고 강조했다. 한편 양국 간 긴장완화를 위한 국제사회의 노력도 한층 강화되고 있다. 영국과 일본이 특사 파견과 정상 간 전화 통화 등을 통해 중재노력을 기울이는가운데 러시아 정부는 이날 인도와 파키스탄 정상이 다음 주 카자흐스탄에서 열리는아시아 협력 정상회담에 참석하기로 동의했다고 밝혔다. 알렉산드르 로슈코프 러시아 외무차관은 이날 모스크바 주재 양국 대사들과 만난 뒤 양국 정상이 다음달 3-5일 열리는 아시아 협력-신뢰 구축회의(CCCBA)에 참석,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과 카슈미르 문제를 논의하기로 합의했다고 말했다.그러나 무샤라프 대통령과 바지파이 총리가 서로 만나지는 않을 것으로 보인다. 또 인도와 파키스탄은 최근 긴장이 고조되고 있는 상황에서도 인더스강의 식수원 공유 협정에 관한 관계회의에 들어갔다고 인도의 한 관리가 밝혔다. 이 관리는이 협상은 통상적인 것이라며 해당조약이 파기될 것이라는 일부 보도를 일축했다. 그러나 이런 노력에도 불구하고 이날 카슈미르에서는 이날 포격전 등으로 양측에서 11명이 죽고 10여 명이 부상하는 등 긴장이 계속 고조되고 있다. 파키스탄군은 이날 카슈미르 통제선을 사이에 두고 격렬한 포격전이 벌어져 파키스탄 민간인 5명이 죽고 7명이 부상했으며 수백 명이 대피했다고 밝혔으며 인도군측은 파키스탄측이 국경을 넘어와 인도 민간인 6명을 살해했다고 주장했다. (뉴델리.도쿄.모스크바 AFP.AP.dpa=연합뉴스) yung23@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