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쩌민(江澤民) 중국 국가주석이 2002한일월드컵축구대회 개막식에 불참하게 된 가장 큰 요인은 고이즈미 준이치로(小泉純一郞)일본 총리와의 불편한 관계 때문인 것으로 지적됐다. 홍콩 영자지 사우스 차이나 모닝 포스트는 29일 베이징 외교 소식통의 말을 인용, 장 주석이 지난 24일 한국정부로부터 개막식 초청장을 공식 접수한 뒤 불참을 결정했으나 당초 서울행 비행기에 탑승할 계획이었다고 보도했다. 이 신문은 한 아시아 외교관 말을 인용, 장 주석이 '분주한 일정'을 내세우고 있지만 서울행 계획 변경의 주요 이유는 개막식에 참석하는 고이즈미 총리와의 회동을 원치 않는 등 '정치적인 요인'인 것 같다고 논평했다. 장 주석을 비롯한 중국 당정 지도자들은 고이즈미 총리가 지난 달 야스쿠니(靖國)신사를 참배한 데다 탈북자들의 선양(瀋陽) 총영사관 망명 사건까지 겹쳐 일본정부측에 대한 감정이 격앙된 상태라고 신문은 전했다. 한편 문학과 음악 등 예술 방면에 조예가 깊은 장 주석은 축구광이었던 덩샤오핑과 달리 축구를 그다지 좋아하지 않는 것으로 알려졌다. 관측통들은 앞서 장 주석이 올 가을 열리는 중국공산당 제16기 전국대표대회(16大) 등 정치 일정 등 표면적 이유를 내세워 월드컵 불참 의사를 밝혀왔지만 실제 이유는 북한 입장을 배려하기 위한 것으로 풀이돼 왔다. (홍콩=연합뉴스) 홍덕화특파원 duckhwa@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