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보잉사와 대만 항공당국이 25일 오후 대만펑후(澎湖)섬 남부 마궁(馬公) 해상에 추락한 중화항공 CI-611기 참사 원인 규명작업에 들어간 가운데 '공중 폭발' 가능성이 잇달아 제기되고 있어 주목된다. 타이베이 국제공항측은 26일 사고기의 조종사가 추락 전 조난을 시사하는 어떤 신호도 보내지 않았다면서 "통신은 정상이었으며 레이더 스크린에서 빛이 갑자기 사라졌다"고 말했다. 엔진 고장이 원인이라면 조종사들이 구조 신호를 보낼만한 충분한 시간은 있었을 것으로 관계자들은 추정하고 있다. 대만 항공당국 관계자자는 조난신호가 없었던 점을 들어 여객기가 엔진 고장을 일으킨 것 같지 않다고 말했다. 중화항공 회장은 여객기가 이륙 20분만인 오후 3시30분 레이더에서 실종되기 직전 날씨가 좋았고 당시 비행기 고도가 약1만500m였던 점을 상기시킨 뒤 "기계 고장을 일으켰다면 조종사가 관제탑에 구조 요청을 할 수있는 충분한 시간이 있었을 것"이라고 강조했다. 록공남(樂鞏南) 전 홍콩 민항처장도 비행기가 교신 등 아무런 신호도 없이 바다에 추락한 점을 지적, "추락 원인으로는 소위 '공중 해체' 상황이었을 가능성이 가장 크다"고 말하고 두번째 가능성은 미사일 피격, 여객기내에 폭발물이 설치됐을 가능성도 없지 않다고 주장했다. 홍콩의 대중지들인 빈과일보와 태양보 등은 록 전 처장 등의 말을 인용, 1면 머리기사로 '공중 해체' 가능성을 보도했다. 위에 전 민항처장은 '비행기 해체' 상황이 발생하기는 아주 드물다고 전제, 비행기의 연료 연소시 발생하는 기체가 연료탱크내 가득 차면 연료 펌프내 전선 절연체가 절연 효과를 상실, 스파크 현상이 일어 기체가 폭발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빈과일보는 96년 7월 미국의 뉴욕발 파리행 TWA 여객기의 바다 추락 사건도 조사 끝에 '연료탱크의 누유(漏油)로 증기가 발생, 스파크 현상을 일으켜 폭발한 것' 으로 잠정적인 결론이 난 점을 들어 중화항공 여객기도 연료탱크상 문제 발생 가능성을 제기했다. 빈과일보는 여객기가 레이더상에서 갑자기 사라진 점을 중시, 폭발 가능성이 가장 높다고 지적한 뒤, 두번째는 강풍의 냉기류에 휩싸였을 가능성 등을 제기했다. 전문가들은 그러나 대만-홍콩 항로가 난기류 발생이 적어 비교적 안전한데다 이날 날씨도 좋아 기류에 의한 사고나 테러 가능성은 거의 없다고 보고 있다. 빈과일보는 또 러시아의 한 여객기가 지난해 말 우크라이나의 군사 훈련 지역을지나던 중 미사일에 피격당한 점을 상기시킨 뒤 중국 푸젠(福建)과 대만 사이에 있는 펑후 군도가 군사 훈련 지역인 점을 들어 미사일에 의한 피격 가능성도 배제할수 없다고 주장했다. 한편, 사고 해역 근처 서부 해안의 창화현(彰化縣) 농민들이 중화항공 스티커가붙은 비행기 잡지들과 입국서류 등 각종 서류들을 발견했으며 케이블 TV TVBS는 정부 관계자들이 창화현의 논에서 종잇조각들을 주워 비닐백에 넣는 것을 방영한 것도비행기가 추락 전 육지 상공에서 폭발했을 가능성을 시사하는 대목이다. 또 파워TV는 "중화항공 관계자들 사이에 비행기가 기내에 장치된 폭탄이 터졌거나 비행기가 운석 등 다른 물체에 부딪혀 공중폭발했을 것이라는 루머가 돌고 있다"고 보도했다. 그러나 중화항공측은 아직 기내 폭발등의 증거는 없다고 밝혔다. (홍콩=연합뉴스) 홍덕화특파원 duckhwa@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