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3일 분당 백궁정자지구 용도변경 의혹을 제기했던 시민단체에 의해 공개된 김병량(金炳亮) 성남시장의 육성이 담긴 녹음테이프를 놓고 조작의혹이 제기되는 등 논란이 일고 있다. 김 시장의 비서실 한 관계자는 이날 "공개된 녹음테이프 대화 내용은 지난 10일께 백궁정자 용도변경 고소고발사건을 수사 중인 수원지검 S검사라고 밝힌 남자가 전화를 걸어와 김 시장과 대화를 나눈 내용"이라며 "내용 상당 부분이 교묘하게 편집돼 사실을 왜곡하고 있다"고 주장했다. 이 관계자는 "10일 오전 10시 45분께 S검사라고 밝힌 사람이 전화를 걸어와 김시장을 바꿔줬으나 김 시장이 '행사중이라 나중에 통화하겠다'고 하자 그냥 끊어 발신자 전화번호를 메모해뒀다"며 "김 시장은 이날 오후 메모해둔 번호로 이 남자와 통화했다"고 덧붙였다. 그는 또 "23일 변호인을 통해 S검사에게 확인한 결과 S검사는 '김 시장과 통화한 적이 없다'고 말했다"고 전했으며, 수원지검측도 "S검사가 김 시장과 통화한 적이 없다"고 해명했다. 김시장측은 누군가가 거짓으로 검사를 사칭해 관련내용을 말하도록 유도한 것으로 보고 있다. 시장실 관계자가 메모한 발신자 전화번호는 '01X-89X-30XX'이며, 이날 오후 수 차례 전화통화를 시도했으나 전화를 받지 않았다. 김 시장측은 "변호인을 통해 관직 사칭과 무단녹음, 사실 확인없이 공개한 부분에 대한 불법성 여부를 검토 중"이며 "조만간 수사의뢰 여부를 결정하겠다"고 법적대응의사를 밝혔다. 녹음테이프를 공개한 백궁용도변경저지공대위 이재명(李在明) 변호사는 "입수경위와 제보자에 대해 밝힐 수 없다"며 "만약 김 시장이 검사라고 밝힌 사람과 대화를 나눴다면 대화 내용이 더 신빙성이 있다"고 말했다. 이 변호사는 "대화상대는 모르며 김 시장의 대응을 지켜보며 추가 폭로를 검토중"이라고 강조했다. 김 시장은 24일 오후 기자회견을 열어 녹음테이프의 대화 내용을 포함, 백궁.정자지구 용도변경과 관련된 공식입장을 밝힐 예정이다. 앞서 이 변호사는 이날 오전 구속된 에이치원개발 홍모 회장의 김 시장 선거지원 의사표명, 당시 청와대 P비서관(현직의원), 검찰 간부 J.L씨 등이 거론되는 김시장의 육성녹음테이프를 공개했다. 한편 KBS는 지난 18일밤 '추적60분' 프로그램을 통해 이 녹음테이프 내용의 일부를 공개했다. (성남=연합뉴스) 김경태기자 ktkim@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