증시가 대량의 프로그램 매물에 발목을 잡히며 반락했다. 20일 종합지수는 지난주 말 뉴욕증시 강세와 외국인 매수를 발판으로 추가 상승을 시도했지만 단기 급등에 따른 부담과 프로그램 매도 공세를 당해내지 못했다. 상대적으로 프로그램 매매에서 자유로운 코스닥시장은 외국인과 기관의 매수 공조를 받아 80선에 안착하는 듯 했으나 자생력 부족을 드러내며 마감 동시호가에서 방향을 틀었다. 시장에서는 종합지수가 지난주 금요일 급등 이래 20일 이동평균선 위에 안착한 점을 긍정적으로 평가하면서도 추세전환을 위해서는 뉴욕증시의 안정성 여부를 좀 더 확인할 필요가 있다는 지적이 많다. 미국 소비자심리지수 급등 등 펀더멘털에 대한 기대가 되살아나고 있으나 달러/원 환율 급락, 반도체 D램 가격 약세 전환 등 주변 여건이 우호적이지만은 않다는 얘기다. 이날 종합주가지수는 전 거래일보다 9.26포인트, 1.06% 낮은 865.78에 거래를 마쳤고 코스닥지수는 79.35로 0.12포인트, 0.15% 하락했다. 시장 관심은 지난주 공모를 무사히 마친 KT에 쏠렸다. KT는 이날 물량 부담 우려 속에서도 6% 이상 급등하며 통신주 강세를 주도, 공모에 참가한 투자자들을 흡족하게 했다. 그러나 여타 지수관련주는 프로그램 매물 압박에 힘을 쓰지 못했다. 삼성전자가 3% 대 약세를 보였고 SK텔레콤, 국민은행, 한국전력, 현대차, 삼성전기, 삼성SDI 등이 하락했다. 시가총액 상위 20종목 중 KT를 비롯, POSCO, LG전자, LG카드 정도만 강세를 나타냈다. 코스닥에서는 시가총액 1,2위인 KTF와 국민카드가 상승하며 중심을 잡았고 SBS, LG홈쇼핑, 국순당, 한빛소프트 등이 올랐다. 강원랜드, 기업은행, 하나로통신, 휴맥스, 아시아나항공 등은 내렸다. 하이닉스가 닷새만에 하락하며 800원선을 위협받았고 지난주 말 대거 상한가에 올랐던 다음, 새롬기술, 한글과컴퓨터, 옥션 등 인터넷관련주는 차익매물을 버티지 못하고 ‘하루 천하’를 마감했다. 외국인은 선물매도와 별개로 거래소에서 1,236억원, 코스닥에서 70억원을 사들이며 하락을 저지했다. 기관은 거래소에서 1,456억원을 순매도한 반면 코스닥에서는 28억원을 순매수했다. 개인은 거래소 267억원 매수우위, 코스닥 62억원 매도우위를 보였다. 프로그램 매도가 3,695억원 출회되며 시장을 하강 압력을 행사했다. 프로그램 매수는 628억원 유입되는 데 그쳤다. 외국인은 현물 순매수와 달리 지수선물을 5,500계약 이상 처분하며 프로그램 매물을 불러냈다. 대신증권 나민호 투자분석팀장은 “시장은 반등의 마무리와 상승전환의 갈림길에 놓여있는 것으로 판단되나 20일선 회복 뉴욕증시 안정, 외국인 매수세 유입 등을 감안할 때 상승에 다소 무게가 실린다”고 조심스럽게 전망했다. 나 팀장은 “월요일 뉴욕증시가 강세를 이어갈 경우 업종대표주 위주의 접근이 바람직하고 그렇지 않을 경우 코스닥 종목에 관심을 두는 편이 단기 수익률 제고에 도움을 줄 것”이라고 덧붙였다. 한경닷컴 유용석기자 ja-ju@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