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의 나스닥이 오는 7월 자체 전자거래시스템인 '슈퍼몽타주'의 가동에 들어가기로 함에 따라 인스티넷과 아일랜드 ECN(장외전자주식중개시스템) 등 전자주식중개업체들에 비상이 걸렸다. 영국의 로이터 그룹이 대주주인 인스티넷과 개인이 소유한 아일랜드 ECN은 `슈퍼몽타주'의 출현에 따른 경쟁격화와 증권업계의 침체 등 악조건에서 살아남기 위해부득이 합병을 선택할 수밖에 없을 것으로 애널리스들이 16일 전망했다. 이런 가운데 전자주식중개업계의 대표주자인 인스티넷과 아일랜드가 `슈퍼몽타주'에 대항마를 내세우는 방안을 논의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애널리스트들은 이에대해 전혀 놀라운 일이 아니라는 반응을 보였다. 투자은행 인베스텍의 애널리스트 헨더슨 크로스웨이트는 "양사의 합병 모색은프리미엄을 노리는 차원이 아니라 살아남기 위한 고육지책일 뿐"이라며 "합병이 불가피하다"고 분석했다. 월 스트리트 저널은 이와 관련해 인스티넷이 아일랜드를 인수하고 싶어하며 인수금액은 5억달러를 웃돌 것으로 예상된다고 보도했다. 그러나 로이터 그룹은 이 보도에 대해 침묵을 지켰고 아일랜드의 앤드루 골드만 대변인도 입장을 밝히지 않았다.나스닥 역시 언급을 회피했다. 양사가 합병하면 나스닥 전체 주식거래량의 22% 가량을 점유하게 된다. 전자주식중개업의 개척자로 평가받는 인스티넷은 시장의 선두주자로 올라섰으나지난해 주식가치 폭락과 아일랜드와 같은 경쟁업체의 대거 등장으로 시장을 잠식당했다. 인스티넷은 작년에 매출 15억달러에 1억4천500만달러의 순익을 올렸다. 반면 아일랜드는 실적이나 재무구조 등을 공개하지 않고 있으나 인스티넷을 추월한 것으로알려지고 있다. 양사는 `슈퍼몽타주'가 7월에 개설되면 투자자들이 그쪽으로 몰려 결국 설땅을잃지 않을까 초조해 하고 있다. 이 때문에 양사의 합병 모색설이 한층 설득력을 얻고 있다는 게 애널리스들의 설명이다. 투자은행업과 중개업을 겸영하고 있는 웨스트LB 팬무어의 니콜라 스튜워트는 로이터가 지난해 인스티넷 주식을 처음 공매하기 시작한 것은 인수자금을 확보하려는데 목적이 있었다며 "아일랜드가 대상임이 틀림없다"고 말했다. (런던 AP=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