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널드 럼즈펠드 미국 국방장관은 최근 인도네시아에 대한 군사제재 조치를 해제해 달라고 의회에 요청했다고 현지 언론이 15일 보도했다. 럼즈펠드 장관은 지난 13일 워싱턴을 방문한 마토리 압둘 잘릴 인도네시아 국방장관과 만난 뒤 "자카르타 당국은 질서정연하고 민주적인 방법으로 과거 인권 유린문제를 다뤄왔다"고 주장하며 의회에 군사제재 해제를 촉구했다. 럼즈펠드 장관은 또 "대통령, 국무장관과 함께 인도네시아와 적절한 군사관계를복원하기 위해 의회와 공동 노력하는 방안들을 모색하는데 관심을 가져왔다. (군사관계가) 올바른 방향으로 이행될 수 있도록 의회의 지원이 이뤄지기를 희망한다"고밝혔다. 미국 의회는 지난 99년 8월 30일 동티모르 독립투표를 전후한 시기에 발생한 대규모 유혈사태에 인도네시아 군부가 깊숙이 개입한 의혹이 불거지자 군사 협력관계중단을 결정했다. 그러나 미국 국방부는 9.11 테러사건 발생 이후 세계 최대 이슬람국가로 알-카에다와 같은 국제 테러세력의 잠재적인 활동 천국인 인도네시아와 군사관계가 복원되지 않은데 대해 크게 우려했다. 한편 마토리 장관은 동티모르 인권유린에 연루한 혐의를 받고 있는 전.현직 군인들에 대한 재판과 관련해 "정부가 재판에 개입할 수 없으나 법원에 공정한 재판을독려하고 테러세력 소탕을 위해 미국과 협력하겠다"고 약속했다. 그러나 마토리 장관은 "미국 군사 교관들이 필리핀과 예멘처럼 인도네시아에 배치되는 것은 반대한다. 이는 우리의 외교정책이 아니다. 우리 경찰과 군은 테러 문제를 독자적으로 해결할 능력이 있다"고 밝혔다. 이에 대해 럼즈펠드 장관은 "인도네시아는 온건한 성향의 이슬람 국가로 인권문제 대한 적절한 대응 조치는 미국의 군사제재 조치를 해제토록 의회를 설득하는데도움이 된다"고 강조했다. (자카르타=연합뉴스) 황대일 특파원 hadi@yonhapnews.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