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규선 게이트' 연루 의혹을 받아온 김대중(金大中) 대통령의 셋째 아들 홍걸(弘傑)씨가 검찰 소환에 응하기 위해 14일 저녁 극비리에 귀국했다. 특히 홍걸씨의 귀국은 철저한 보안에 부쳐져 인천공항을 통해 귀국, 청사를 빠져나갈 때까지 보도진들을 따돌리는데 성공했으며, 이 과정에서 청와대는 철저하게 연막작전을 펼치면서 귀국사실이 노출되지 않도록 엄호했다. 청와대 관계자들은 이날 오후 7시 20분께 '홍걸씨가 일본 나리타 공항에 도착했다'는 방송 보도가 나왔음에도 불구, "우리는 모르는 일"이라며 모르쇠로 일관했다. 그러다가 청와대는 홍걸씨가 오후 7시40분께 인천공항을 통해 귀국한지 40여분이 지난 뒤 홍걸씨의 귀국사실을 뒤늦게 확인하는 등 홍걸씨의 귀국은 마치 '007 영화' 장면을 보는 듯했다. 박선숙(朴仙淑) 청와대 대변인은 이날 저녁 8시20분께 기자실로 내려와 "김홍걸씨가 오늘 밤 귀국했다"면서 "청와대에는 들어오지 않는다"고 발표했다. 박 대변인은 또 "홍걸씨는 오늘 밤 귀국했기 때문에 변호사와 협의할 시간이 필요할 것으로 본다"면서 "변호인은 홍걸씨가 16일 오후 검찰에 출두하겠다는 의사를 검찰에 전달한 것으로 안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박 대변인은 '홍걸씨의 귀국사실을 누가 확인했느냐'는 질문에 "비서실장을 통해 확인했다"고만 답변했다. 이에 앞서 청와대 관계자들은 박 대변인이 홍걸씨 귀국을 발표하기 전까지 귀국시기에 대해 철저하게 "우리는 모른다"거나 "홍걸씨는 아직 로스앤젤레스에 머물고 있다"고 연막을 쳤다. 이같은 청와대 관계자들의 태도는 홍걸씨의 귀국 장면을 언론에 노출시키지 않으려는 의도로 풀이됐다. 박 대변인도 '홍걸씨를 15일 오후중 검찰에 출석토록 소환통보했다'는 검찰의 발표가 나온 직후 기자들이 홍걸씨의 귀국시기를 물은 데 대해 "변호사에게 물어보라. 청와대는 할 말이 없다"면서 답변을 회피했다. 청와대측은 이날 "홍걸씨는 검찰의 소환통보를 받으면 곧바로 비행기를 탈 것"이라며 마치 홍걸씨가 미국에 머물고 있는 것같은 태도를 보였으며, 한 관계자는 오후 늦게까지 "홍걸씨는 아직 미국에 있는 것으로 안다"고 단언하기도 했다. 이 관계자는 검찰이 홍걸씨 소환일자를 전격적으로 발표한데 대해서도 "미국 로스앤젤레스와 서울과의 물리적 거리를 들어가면서 "검찰이 로스앤젤레스와 제주도를 착각하고 있는 것이 아닌지 모르겠다"고 말하기도 했다. 그러나 청와대내에서도 홍걸씨의 귀국사실은 박지원(朴智元) 비서실장 등 극소수의 핵심간부들만 알고 있었던 것으로 전해졌다. (서울=연합뉴스) 정재용기자 jjy@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