키프로스의 한 호텔에 임시수용된 13명의 팔레스타인 전사 수용 문제를 놓고 유럽연합(EU) 국가들이 묘안을 짜내기 위해 골몰하고 있다. 10일 현재 이들에 대한 수용의사를 공식적으로 밝힌 것은 그리스와 포르투갈 뿐이고 이탈리아와 스페인이 긍정적인 의사를 표시한 것으로 알려졌지만 이들의 신분규정문제와 수용기간 및 조건, 이스라엘의 소환권 주장 등이 얽혀 관련 당사국들 사이에 분주하게 협상안이 오가는 등 상황은 매우 유동적이다. EU 외무장관들은 오는 13일 브뤼셀에서 열리는 월례회의에서 이 문제를 논의할예정이다. EU 순번의장국인 스페인의 한 외교관은 "이들의 신분을 어떻게 규정할 지 모르겠다. 이들은 망명한 것도, 추방된 것도 아니고, 이들과 관련된 사법적 결정이 내려진 것도 아니다. 이들은 다만 예수탄생교회 대치상황을 종결하기 위해 이스라엘이제시한 조건에 따라 현장을 떠난 것 뿐"이라고 지적했다. 한때 13명 모두를 받아들일 것이라고 발표됐던 이탈리아가 협상 당사자들의 `일방적인 결정'에 크게 반발하면서 이를 거부한 뒤 오는 2004년 EU 편입을 희망하고있는 키프로스가 이들의 일시 체류에 동의했지만 키르포스는 경유지에 불과하다. 한편 시몬 페레스 이스라엘 외무장관은 이스라엘이 이들 팔레스타인 전사들에대한 소환권을 갖고 있으며 이들을 소환해 재판에 회부할 수 있다고 주장했다. 페레스장관은 이날 실비오 베를루스코니 이탈리아 총리와 회담한 뒤 구체적으로거명하지는 않은 채 "4-5개 나라"가 이들을 분담 수용하기로 동의한 것으로 믿는다고 말하고 "이들은 피 냄새를 풍기는 살인자들"이라면서 이들을 수용하는 어떤 나라든 이들에게서 "눈을 떼지 말라"고 촉구했다. 그러나 익명을 요구한 한 이스라엘 관계자는 이스라엘이 이들의 송환을 시도할가능성은 "당분간은 없어 보인다"고 말했다. 안토니오 마르티노 이탈리아 국방장관은 이탈리아가 아마도 한 명 이상의 팔레스타인 전사를 수용하겠지만 이들을 장기간 국내에 두지는 않을 것임을 시사했다. 그는 "이탈리아는 한 명 이상을 받겠지만 어떤 법적 조건이 될 지는 모르겠다.이것이 최종적 조치가 되지는 않을 것"이라며 "이들을 여러 나라에 분산시키는 것이장기적인 해결책이 될 수는 없다"고 말했다. 한편 코스타스 시미티스 그리스 총리는 그리스가 이들중 `일부'를 받아들일 태세가 돼 있다고 밝혔다. 유고슬라비아의 베타통신은 현재 유고를 방문중인 시미티스 총리가 "그리스 영토에 팔레스타인들 중 일부를 받아들이는 방안을 수용했다"고 보도했다. 포르투갈 외무부는 13명 중 1명을 받겠다는 의사를 EU의장국 스페인에 통보했다고 발표했다. 외무부는 안토니오 마르틴스 다 크루스 외무장관이 9일 호셉 피케 스페인 외무장관을 만나 이같은 결정을 내렸다고 말했다. 그러나 팔레스타인 전사들의 입국을 허용한 나라들이 이들을 어떤 조건으로 수용할 것인지는 아직 분명치 않다. 이탈리아의 로베르토 카스텔리 법무장관은 이들이 유럽 역내에서는 자유롭게 돌아다닐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시미티스 그리스 총리도 그들을 가둬두는 것은 `어리석은' 일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그러나 게오르게 파판드레우 그리스 외무장관은 팔레스타인인들이 체류하는나라들은 "일정한 보안조치"를 취해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이스라엘은 이들을 `매우 위험한' 인물들로 간주하고 있는데 이들중 일부는 야세르 아라파트 팔레스타인 자치정부 수반이 이끄는 파타의 극렬무장분파인 알 아크사 순교자 여단 대원들이고 또다른 일부는 이슬람 무장세력 하마스 조직원들로 알려졌다. (브뤼셀.로마 AFP=연합뉴스) youngnim@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