워버그의 삼성전자 등급하향 충격으로 증시가 급락했다. 종합지수는 810대로 밀려 2월말 수준으로 복귀했다. 반도체가 속락 등 기술주 경기 회복 전망 악화에 따른 모멘텀 부재와 외국인 매도 등 수급 균열로 하락 압력이 지속될 것으로 전망된다. 10일 종합지수는 817.93에 마감, 전날보다 20.74포인트, 2.47% 내렸고 코스닥지수는 76.99로 1.03포인트, 1.32% 하락했다. 종합지수는 지난 2월 26일 801.14 이후 최저치다. 외국인과 개인이 2,000억원 대에서 각각 순매도와 순매수로 맞선 가운데 기관은 개장초 순매수를 보이다 관망세로 돌아서 한 발 빼는 모습이었다. 증시 관계자들은 주가 고공권 불안감으로 외국인 매도가 지속될 가능성이 높은 것으로 보고 있다. 워버그의 매도 공세가 이어질 경우 다른 외국계 자금과 기관의 손절매 물량 출회 가능성에도 대비하라는 주문. 하이닉스와 쌍용차 거래 급감으로 거래량이 전날의 절반에도 못미치는 4억4,146만주에 그쳐 지난 4월 1일 이후 처음으로 4억주대로 떨어졌다. 거래대금은 1조원 이상 줄어 2조 9,945억원 기록했다. 은행, 전기가스, 섬유의복 등 일부를 제외한 대부분 업종이 내려 하락종목이 1,074개로 상승 451개의 두배 이상이었다. 삼성전자가 워버그증권과 SG의 목표가 하향 충격으로 지난 9월 미국 테러사건 이후 최대의 낙폭을 기록하는 등 지수관련주가 급락했다. 현대차, LG전자, 삼성전기, 삼성SDI, 신세계 등도 외국계 창구 매물로 5% 이상 동반 하락했다. 반면 SK텔레콤, 국민은행, 한국전력, POSCO, 국민카드 등은 올라 낙폭 방어에 기여했다. LG투자증권 강현철 책임연구원은 "삼성전자 등 지수상위 종목이 가격제한없이 무자비하게 밀려 다음주 초반에도 부정적 영향이 우려된다"며 "추가하락시 800선 붕괴 우려가 대두되고 이에 따라 기관과 외국인의 손절매성 매물이 나올 가능성이 높다"고 말했다. 강 연구원은 "6월 초중반까지 경기나 실적쪽으로 모멘텀이 없어 수급에 좌우될 전망"이라며 "수급의 한 축을 맡은 외국인이 강한 매도 기조를 보이고 있어 당분간 매수는 부담스럽다"고 덧붙였다. 교보증권 임송학 투자전략팀장은 "외국인이 선물을 먼저 대량 처분한 뒤 현물을 때린 양상이라 전반적으로 지수 내리기에 나설 가능성이 있다"며 "경기 회복 불투명과 주가 고평가 부담으로 워버그 뿐 만 아니라 헤지펀드 등 다른 쪽으로도 외국인 매도가 확산될 가능성이 있어 800선 지지 기대가 높지 않다"고 지적했다. 신영증권 김인수 투자전략팀장은 "펀더멘털 기대감이 낮아지고 있어 최근 외국인 매도는 종전의 단순 차익실현과 성격이 다르다"며 "미국 시장과의 상대적 이격이 벌어지며 주가 수준에 대한 부담이 커 800선 지지를 시험받을 가능성이 높다"고 말했다. 한경닷컴 한정진기자 jjhan@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