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시내 초등학교 정수기의 68.5%가 일반세균의수질기준을 초과하는 등 마시기에 부적합한 것으로 나타났다. 특히 조사대상 정수기중 냉온수기의 경우 모두가 먹는물 수질기준을 충족시키지못한 것으로 드러나 여름철을 앞두고 학생들의 건강관리가 우려되고 있다. 5일 고려대 보건과학연구소 문경환 교수가 서울시 수돗물수질평가위원회의 의뢰를 받아 작성한 서울시내 초등학교 급수위생 보고서에 따르면 지난해 서울지역 49개초등학교에 설치된 181개의 정수기 중 먹는물 수질기준 항목을 초과한 정수기가 모두 124개로 전체의 68.5%를 차지했다. 124개 가운데 117개는 일반세균의 기준을 초과했으며 4개는 대장균군, 1개는 녹농균, 2개는 발암물질인 클로로포름의 기준치를 각각 넘었다. 찬물과 따뜻한 물을 동시에 마실 수 있는 냉온수기의 경우 48개 전부가 일반세균의 기준을 초과, 학생들의 건강에 가장 위협적인 것으로 평가됐다. 수질기준에 미달하기는 수돗물도 마찬가지로 물탱크와 연결된 수도꼭지 71개중93%인 66개가 잔류염소나 일반세균, 철 등의 기준치를 넘어섰고 물탱크가 없는 수도꼭지는 71개중 4개가 잔류염소의 수질기준을 초과했다. 정수기 물에서 일반세균이 가장 많이 검출된 곳은 답십리초등학교로 ㎖당 4만마리가 검출돼 기준치(㎖당 100마리)를 400배나 초과했으며 대림초등학교(2만1천마리)와 신림초등학교(1만4천마리) 등이 뒤를 이었다. 한편 정수기 물의 수질이 이처럼 좋지 않은 것은 서울지역 초등학교 정수기의대부분을 대여하는 청호나이스와 웅진코웨이측이 필터교환이나 청소 등을 통해 정수기를 철저하게 관리하지 않기 때문이란 것이 조사팀이 지적이다. 아울러 지하수를 이용하는 학교는 수질검사가 의무화돼 있으나 수돗물을 정수해마시는 학교는 수질검사를 받지 않아도 되는 점도 문제점이다. 이와 관련, 문 교수는 "정수과정을 거친 물이 냉각통에서 장시간 체류할때 세균이 많이 증식되는 만큼 철저한 관리 이외에 별다른 방법이 없으며 제도적 차원에서는 정수기의 물도 수질기준을 적용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그는 "특히 각종 병원균이 왕성하게 번식하는 여름철에는 저항력이 약한 초등학생들은 약간의 세균에도 집단으로 발병할 수 있는 만큼 관계당국은 정수기의 수질관리 대책을 서둘러야 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한편 문 교수가 초등학생 3천654명을 대상으로 실시한 먹는물 이용실태 조사에서 전체의 50% 정도가 정수기의 물을 마신다고 응답했다. (서울=연합뉴스) 정규득기자 wolf85@yonhapnews.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