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도우익 정부의 노동개혁에 맞서 벌어진 20년 만의 총파업으로 이탈리아의 도시기능이 마비된 가운데 실비오 베를루스코니 총리는 16일 총파업에도 불구하고 노동개혁을 계속 추진하겠다고 다짐했다. 이탈리아는 이날 3대 노조가 주도한 8시간의 총파업으로 학교와 공장, 상점이문을 닫고 항공교통과 대중교통이 마비됐다. 노조측은 파업이 완전히 성공했으며 베를루스코니 정부는 말썽많은 노동개혁을재고하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 이탈리아 정부는 완고하기로 이름높은 노동법을 보다 유연하게 개정하기 위한개혁을 추진하고 있다. 노조측은 이탈리아 전체 노동자 2천170만명의 절반이 넘는 1천300만명이 총파업에 참여했으며 전국적으로 수백만명이 가두시위를 벌였다고 주장했다. 최대노조인 CGIL의 사무총장 세르기오 코페라티는 피렌체에서 열린 대중집회 연설을 통해 "전국이 완전히 정지됐다. 정부는 입장을 바꿔야 한다"고 말했다. CGIL과 또다른 노조단체인 CISL 및 UIL은 이번 총파업으로 이탈리아 중공업의 75-90%가 조업을 중단했다고 주장했다. 그러나 투린에 본사를 두고 있는 피아트자동차는 자사 근로자의 절반 가량이 전국의 사무실과 공장에 출근했다고 밝혔다. 이날 오전 10시(현지시각)부터 일터를 떠나 파업에 참가한 근로자들은 자동차조립공과 석유화학 공장 근로자에서부터 병원 근무자, 공무원에 이르기까지 다양했으며 피렌체에서는 30만명이 참가한, 가장 큰 규모의 가두집회가 열렸다. 노조 소식통들에 따르면 로마와 투린, 볼로냐를 비롯, 경제 중심지인 밀라노에서도 각각 20만명 정도가 참가한 시위가 벌어졌으며 팔레르모와 나폴리에서 벌어진시위에도 10만명 내외가 참가했다. 코페라티는 "이탈리아의 오늘 전기소비량은 일요일 수준이었다"면서 "이는 총파업이 국가를 완전히 정지시켰음을 의미하는 것"이라고 말했다. 노조측은 시칠리아섬의 경우 90% 이상의 노동자들이 파업요구에 응했다고 주장했으나 AFP통신 특파원들은 로마와 피렌체, 밀라노에서는 작은 가게들이 문을 열어놓고 있었다고 전했다. 로마와 밀라노 주요 공항의 항공편은 최소 편만 운행됐으며 로마 피우미치노공항의 경우 이날 오전 10시부터 오후 6시 사이에 국제선 15편, 국내선 6편만 운행됐다. 한편 베를루스코니 총리는 총파업에도 불구하고 노동개혁을 계속 추진하겠다고말했다. 그는 기자들에게 "노조는 총파업이 끝난 후 협상에 응해야 한다"면서 "정부는협상장으로 돌아갈 용의가 있지만 계속해서 개혁의 길을 갈 작정"이라고 강조했다. (로마 AFP=연합뉴스) lhy@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