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설가 복거일씨가 영어를 우리말과 함께 공용어로 삼아야 한다는 주장을 제기하고 나섰다. 복씨는 16일 자유기업원 홈페이지에 게재한 '영어문제의 본질과 대책'이라는 글을 통해 "국제적 표준이 된 영어를 앵글로색슨족의 민족어로 여기는 것은 비합리적이고 이제 영어라는 국제어를 우리의 자산으로 받아들여야 한다"며 이같이 밝혔다. 그는 "영어 공용화는 당장 영어 공부에 들이는 투자를 보다 효율적으로 만들 것"이라며 "학생들이 자연스럽게 영어를 배우는 기회는 폭발적으로 늘어나고 정부도 영어교육에 투자를 더 많이 하게 돼 교육기회의 불평등도 줄어들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영어를 공용어로 삼기로 결정한다면 아무리 적극적으로 추진하더라도 본격적 도입을 위한 준비 기간은 한 세대는 돼야할 터"라며 "가장 시급하고 중요한 것은 우리 사회를 영어에 호의적인 사회로 만드는 일"이라고 강조했다. 그는 "정부의 법령, 문서, 양식과 같은 것들을 우리 말과 영어로 병기해 외국인들이 이해할 수 있게 하고 다음으로는 외국인들이 찾을 만한 정보들을 한글과 영어로 병기하는 것"이라며 "금융기관, 숙박시설, 상점 표지와 안내문, 여행 안내서, 식당의 식단, 상품의 포장에 적힌 정보의 국.영문 병기는 시급하다"고 주장했다. 복씨는 특히 "영어의 공용화는 우리에겐 주어지지 않았던 모국어의 선택권을 후손들에게 주는 것"이라며 "그것만큼 후손들을 위해 실질적으로 큰 뜻을 지닌 투자도 드물 것"이라고 말했다. (서울=연합뉴스) 김현준기자 june@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