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고 차베스 베네수엘라 대통령이 반정부선언을 한 뒤 미라플로레스 대통령궁을 찾아 중도 사퇴를 요구한 군 고위장성 3명의퇴진 압력에 굴복해 공식 사임했다고 베네수엘라의 글로보비시온 TV방송이 12일 새벽(이하 현지시간) 보도했다. 방송은 "에프라인 바스케스 벨라스코 육군 참모총장과 호세 비센테 랑헬 국방장관 등이 이날 자정 직후 대통령궁에서 차베스 대통령과 접촉하고 대통령에게 모든사태에 대한 책임을 지고 중도 사퇴하라고 촉구했으며, 대통령이 이를 수락했다"고전했다. 이 방송은 "바스케스 참모총장이 장성 한 명을 대표로 한 연락장교단을 차베스 대통령에게 보내 대통령이 구술하는 사임 내용을 받아적었다"고 말했다. 일간 엘 우니베르살을 비롯한 다른 언론 매체들은 "차베스 대통령이 대통령궁에서 고위 장성 3명에게 대통령직 사임을 선언한 뒤 바로 육로를 통해 라 카를로타 공군기지로 이동했다"고 보도했다. 언론은 차베스 대통령의 부인과 가족들이 이미 이날 오후에 라 카를로타 공군기지에서 군용기편으로 마라카이를 비롯한 베네수엘라의 다른 지역으로 피신한 것으로보인다고 덧붙였다. 앞서 바스케스 참모총장은 이날 오후 반정부 선언을 한 뒤 "군병력의 투입으로빚어진 유혈 사태에 대해 국민에 사죄한다"고 발표했다. 베르나베 카레로 쿠베로 합참의장도 루카스 린콘 대장을 비롯한 군 최고수뇌부가 이날 차베스 대통령의 사임과총선을 요구했다고 말했다. 카레로 쿠베로 합참의장은 "우리는 대통령이 이 같은 결정을 해 주기를 기다리고 있다"며 차베스 대통령이 유혈 사태를 피하기 위해 반정부 장교들과 협상을 벌일것을 자신에게 요구했다고 덧붙였다. 차베스 대통령의 하야 보도와 함께 카라카스 시내에서는 불꽃놀이 소리가 들리고 있고, 반면 차베스 대통령 지지자들은 대통령이 물러난다는 소식을 서로 전하면서 대통령궁으로 몰려들었다. 앞서 11일 15만명 규모의 반정 시위자들과 정부군, 국가경비대원들간의 충돌에서 최소한 13명이 사망하고 110명이 부상했다고 관리들이밝혔다. 한편 일간 엘 우니베르살은 상공인연합회(페데카마라스) 페드로 카르모나 회장이 과도정부를 이끌 것을 요구하는 군부의 요청을 수용했다고 보도했으나 이는 즉각적으로 확인되지 않고 있다. 이 신문은 또 랑헬 국방장관이 중국 대사관에 망명을요청했다고 전했다. 라디오 방송 우니온은 카르모나 회장, 린콘 장군, 퇴역 장성인 과이카이푸로 라메다 전 PDVSA 회장 등의 인사들이 이날 오전 카라카스 시내 중심가 군기지인 포르트 티우나로 들어갔다고 보도했다. 이날 국가경비대 지도부는 모든 경찰들이 해당 경찰서에서 비상 대기토록 명령했으며, 모든 각료들은 대통령궁에서 차베스 대통령과 대책을 숙의한 것으로 알려졌다. 반정부 경비대원들은 이날 정부 소유 TV 방송국을 점령한 데 이어 차베스 대통령의 출국을 막기 위해 공항도 봉쇄했다. (멕시코시티=연합뉴스) 성기준 특파원 bigpen@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