임동원(林東源) 대통령 외교안보통일특보는 내주 대통령 특사자격으로 북한을 방문하면 김정일(金正日) 국방위원장을 면담, 미국과의 대화를 권유하는 내용의 김대중(金大中) 대통령 친서를 전달할 것으로 알려졌다. 정부 고위당국자는 26일 "임 특사는 방북시 김 위원장을 면담할 것"이라며 "면담에선 남북관계 및 북미관계 핵심 현안에 대한 우리 정부의 입장을 담은 김 대통령의 친서를 전달할 가능성이 높다"고 말했다. 그는 "김 대통령은 친서를 통해 북한의 핵, 미사일 문제 등 미북간 현안이 조속히 해결되지 않을 경우 내년 한반도에 안보위기가 초래될 수 있다는 점을 설명하고미국과의 대화에 적극 나서도록 권유하게 될 것"이라고 밝혔다. 특히 김 대통령은 임 특보를 통해 "미국은 북한을 공격할 의사가 없으며 북한의 핵과 대량살상무기 등 미북간 모든 현안을 대화로 해결하겠다"는 내용의 지난 2월 한미 정상회담 내용을 김 위원장에 소상하게 설명하게 될 것이라고 이 당국자는 전했다. 임 특사도 전날 기자간담회에서 "핵과 미사일 문제에 대해 우리가 보는 시각을 전달하고 조언해줄 필요가 있다"면서 "대통령의 뜻을 전달할 것이고 저쪽 최고 당국자(김 위원장)의 생각을 받아올 임무가 있다"고 말했다. 임 특사는 특히 방북에 앞서 북미현안에 대한 미국측 입장도 청취할 방침인 것으로 알려져 부시 미행정부의 최근 입장도 북측에 전달될 것으로 보인다. 이와 관련, 토머스 허바드 주한미대사는 이날 오전 방송기자클럽 초청강연에서 "미국은 임 특보의 방북을 환영.지지하고 있으며, 남북관계에 진전이 있기를 기대한다"면서 "남북뿐만 아니라 미북간 대화의 창도 열리기를 기대한다"고 밝혔다. 한편 통일부는 관계당국과 긴밀한 협의를 통해 임 특사의 입북경로, 수행원 규모 등에 대해 북한측과 조율하고 있다고 박선숙(朴仙淑) 청와대 대변인이 전했다. 박 대변인은 "입북경로나 수행원 문제 등에 대해 아직 아무 것도 결정된 바 없다"면서 "통일부가 중심이 돼 관계부처와 협의해 나갈 것"이라고 말했다. (서울=연합뉴스) 정재용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