위베르 베드린 프랑스 외무장관은 19일 미국에 `노(No)'라고 말할 수 있는 능력이 프랑스 외교정책의 핵심이며 미국과 무조건 다투거나 찬성하지 않는 관계를 구축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말했다. 베드린 장관은 이날 프랑스 외교관 100명을 상대로 한 연설에서 "양국은 아프가니스탄에서 군사력을 합치고 유엔 안전보장이사회에 함께 참여하며 대규모 무역관계가 있지만 프랑스와 미국은 완전히 다른 나라"라며 이같이 말했다. 그는 외교관들에게 "미국과 협력하는 능력을 유지해야 하지만 또한 미국에 반대하는 능력도 갖추고 있어야 한다"고 촉구했다. 그는 또 "9.11 테러와 그후 아프간과 필리핀, 예멘 등에서 펼쳐진 미국 주도의대(對) 테러전쟁은 세계 정치를 변화시키고 있지만 세계를 완전히 바꾸지는 못했다"면서 "유럽인들은 대 테러전쟁이 미국과의 관계에서 유일한 문제는 아니라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베드린 장관의 이 발언은 최근 수개월간 조지 W. 부시 미국 대통령이 세계적으로 군사작전을 펼치면서 서서히 벌어져온 양국간 거리를 드러내는 것으로 분석된다. (파리 AFP=연합뉴스) yung23@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