포르투갈이 오는 17일 조기 총선을 실시한다. 이번 선거는 지난해 12월 중도좌파인 사회당 정부를 이끌던 안토니오 구테레스당시 총리가 지방선거 패배를 책임지고 사퇴하면서 조기총선이 결정됨에 따라 시행되는 것으로 지난 95년 이후 7년만에 정권교체 가능성이 제기되고 있다. 포르투갈의 우파 정권 수립은 최근 몇몇 선거에서 좌우 정권 교체가 이루어진바 있는 서유럽에 우파 바람을 더 부채질할 것으로 관측된다. 포르투갈에서는 사회당 집권 7년 동안 유럽연합(EU) 국가 중에서도 가뜩이나 하위 수준인 경제성장, 재정 건전성, 공공 서비스, 의료 등이 더 악화됐다는 여론이거세지고 있다. 포르투갈은 지난 86년 EU에 합류한 이후 지금까지 EU로부터 540억유로에 달하는지원금을 받아왔으나 EU 확대에 따라 전망되고 있는 지원 감축 후 대책도 쟁점이 되고 있다. 이때문에 호세 마누엘 뒤라오 바로소가 이끄는 사회민주당은 에두아르 페로 로드리게스 현총리가 이끄는 사회당보다 지지율면에서 5-10% 앞서고 있다. 그러나 사회민주당 역시 과반수 의석을 획득하기는 어려워 연정이나 소수파 정권을 구성해야 할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 바로소 사회민주당 총재는 집권하면 이미 EU의 경고를 받은 바 있는 재정적자를대폭 감축하고 이를 위해 법인세, 소득세 등을 인하하는 대신 판매세를 인상하겠다고 밝혔다. 바로소 총재는 "변화, 책임, 신뢰, 능력"를 내세우며 공공서비스, 의료, 공공자산 민영화 및 매각, 공공부문 인력 축소, 재정지출 감축 등을 공약했다. 반면 사회당의 페로 로드리게스 총리는 재정지출 감축, 법인세 인하, 의료서비스 개선 등을 공약했다. 90년대 후반 좌파 정권이 풍미했던 유럽은 최근 몇년 동안 오스트리아, 덴마크,이탈리아에서 정권이 우파로 넘어갔으며 올해 총선 및 대선이 예정돼 있는 프랑스,독일, 네덜란드 등에도 좌파의 아성이 위협받고 있다. 이때문에 포르투갈의 '우향우'는 그동안 좌파가 강세를 보였던 유럽 정계의 이념적 성향을 바꾸는 '신호탄'이 되지 않을까 관심이 집중되고 있다. (파리=연합뉴스) 현경숙특파원 ksh@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