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카드가 가맹점 수수료를 끌어내리려는 롯데백화점의 실력행사에 대해 사실상의 정면대결을 선언하고 나섰다. 롯데가 지난 9일부터 삼성카드의 결제를 기피,고객들이 다른 카드를 사용토록 유도하고 있는데 맞서 자사 카드회원들을 대상으로 롯데백화점을 이용하지 말도록 권유하고 나선 것. 삼성의 맞대응으로 백화점과 신용카드회사간 수수료 분쟁은 새로운 국면으로 접어들게 됐다. 12일 관련업계에 따르면 삼성카드는 지난 3개월 동안 롯데백화점을 이용한 적이 있는 카드회원들에게 다른 백화점을 이용할 경우 카드이용 금액의 5%를 할인해주겠다는 안내문을 이날 고시했다. 삼성카드는 3천5백명의 텔레마케터를 통해 대상회원들에게 일일이 이 사실을 알렸다. 삼성카드는 사전고시를 통해 "롯데백화점의 삼성카드 결제 기피로 불편을 겪은 데 대해 사과한다"며 "고객의 불편을 덜어주기 위해 다른 백화점에서 쇼핑할 경우 새로운 할인혜택을 주기로 했다"고 밝혔다. 삼성카드는 일단 지난 3개월간 롯데백화점 이용고객만을 대상으로 하되 사태추이를 봐가며 확대여부를 결정할 방침인 것으로 알려졌다. 삼성은 12일부터 자사 카드를 기피하고 있는 현대백화점에 대해서도 같은 조치를 취할지 검토중이다. 업계 관계자는 "삼성이 사실상 정면대결을 선언한 것"이라며 "삼성카드의 비중을 감안할 때 전회원이 동참할 경우 롯데백화점은 연간 2천억원 가량의 매출손실을 입을 수 있다"고 전망했다. 반면 삼성카드는 약 50억원의 수수료 수입감소가 예상된다. 삼성카드의 롯데에 대한 반격은 이 백화점이 카드결제 기피를 사실상 주도하고 있다는 판단에 따른 것으로 보인다. 롯데백화점이 카드사의 가장 큰 약점인 고객불만을 유도함으로써 수수료협상에서 자사를 굴복시키려 한다는 게 삼성카드의 분석. 삼성이 롯데의 이같은 전략에 맞서 자사회원들의 롯데 기피를 유도,직접적인 '타격'을 가하는 방안을 내놓음으로써 상황은 예측 불허의 국면으로 접어들었다. 삼성은 롯데에 대한 반격과는 별개로 전체 백화점 업계와의 원만한 협상타결을 위해 기존의 수수료율 2.5% 고수에서 한발 벗어나 2.2%로 인하안을 던져 놓은 만큼 협상에는 계속 임한다는 입장이다. 롯데백화점 등 백화점 업체들은 1.5%까지 내릴 것을 요구하고 있는 상태다. 입장차이가 크긴 하지만 2.2% 안팎선에서 타결될 가능성이 있다는 게 업계의 분석이다. 그러나 양측이 실력대결을 계속할 경우 감정싸움으로 번질 수 있어 백화점업계와 카드업계간 싸움으로 번질 공산도 없지 않다. 고기완·백광엽 기자 dadad@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