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나라당이 박근혜 의원의 탈당 후유증에 시달리고 있다. 당내 비주류 대표주자인 김덕룡 의원이 1일 탈당의사를 시사한데다 비주류 의원 5∼6명도 이에 동조할 움직임을 보이고 있다. 이에 따라 당지도부는 이들의 행보에 촉각을 곤두세우며 '김덕룡 의원 붙잡기'에 나서는 등 파장진화에 부심하고 있다. ◇비주류 탈당 움직임=김덕룡(DR) 의원은 이날 박 의원의 탈당에 대해 "정치개혁에 역행하고 날로 경직돼가는 '이회창 1인지배' 정당구조가 가져온 필연적 과제"라고 평가한 뒤 "나도 같은 고민을 갖고 있다"며 탈당가능성을 시사했다. 김 의원은 "향후 구도는 다자구도로 변할 가능성이 크며 제3세력의 출현 가능성도 높다"며 "빠른 시일내 입장을 표명하겠다"고 덧붙였다. 미래연대 공동대표인 이성헌 의원은 "정당개혁과 관련한 미래연대의 건의가 전혀 수용되지 않았다"고 불만을 표출하고 "당이 이런 식으로 가도 되는 건지 고민을 해봐야 겠다"며 탈당검토를 내비쳤다. 김원웅 의원은 "공천권 등을 통해 당을 사유화하고 1인 지배체제를 만드는 장치를 완전 해체한 뒤 전당대회를 해야한다"고 주장하고 "거취문제는 개혁성향 의원들과 상의해 결정하겠다"고 말했다. 여기에 'DR계'로 알려진 K,P의원 등 3∼4명도 이런 분위기에 동조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진화나선 당지도부=이회창 총재는 국립현충원에 참배한 후 '나라를 위하는 데는 두 길이 없다'고 서명하며 정권교체를 위한 단합을 강조했다. 최병렬 부총재도 이날 기자간담회를 갖고 "박 의원의 탈당이 이 총재의 영남권 지분에 타격을 주지는 않을 것"이라 주장하고 "오히려 김덕룡 의원의 행보가 더욱 큰 관심"이라며 김 의원의 거취에 큰 관심을 표명했다. 그는 "조만간 김 의원과 만날 약속이 돼있다"며 "이 자리에서 김 의원에게 대선후보 출마를 제의할 것"이라고 밝혔다. 당 지도부는 이와 함께 대구·경북 출신 의원들에게 '민심잡기'에 나서줄 것을 주문하는 등 박 의원 탈당파장을 최소화하기 위해 부심하고 있다. 김형배 기자 khb@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