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한 대량살상무기의 대화해결에 합의한 김대중(金大中) 대통령과 조지 W 부시 미국 대통령간 정상회담 합의와 관련, 한미 양국은 21일 북한의 대화참여를 실질적으로 유도하는데 향후 외교력을 집중키로 했다. 양국은 우선 중단된 남북대화의 내달 중 재개를 조만간 거듭 제의, 남북대화를 통해 북미대화 분위기를 조성하는 한편 북한측의 호응 여부에 따라 잭 프리처드 미대북협상 담당특사의 평양 파견 등 구체적 대북대화 유도책을 검토할 방침이다. 부시 대통령 수행단으로 방한한 프리처드 특사와 마이클 그린 백악관 국가안보회의(NSC) 아시아보좌관은 21일 김성환(金星煥) 외교부 북미국장, 심윤조(沈允肇)청와대 외교비서관과 회담을 갖고 대북대화 유도방안을 집중 논의했다. 한미 양국은 이날 회담에서 이번 정상회담 결과 대화를 위한 분위기가 조성됐다고 판단하고 북한을 대화로 이끌어 내기 위한 방안을 마련하는데 적극 협력키로 다짐했다. 최성홍(崔成泓) 외교장관은 이날 기자간담회를 갖고 "우리의 강한 대화의지가 북한에 잘 전달되는 것이 중요하다"면서 "북한이 한미 양국의 대화의지를 잘 이해하고, 조속히 남북대화와 북미대화에 적극적이고 전향적으로 나오기를 기대한다"고 북측의 조기 대화참여를 촉구했다. 청와대 당국자는 한미 양국이 취할 향후 대화유도책과 관련, "가용한 모든 재원을 활용할 것"이라면서 "주도적으로 북한을 대화의 틀 속으로 유도하기 위해 모든 가능성 있는 사안을 모두 검토할 방침"이라고 밝혔다. 또 다른 정부 당국자는 "미국이 북한에 대화를 제의한 만큼 그것을 가시화할 수 있는 조치들을 한미간에 협의해 나갈 것"이라면서 대북특사 파견 가능성에 대해 "그런 카드도 가능하다"고 말했다. 정부는 이와 관련, 22일 오후 정세현(丁世鉉) 통일장관 주재로 국가안전보장회의(NSC) 상임위를 열고 대북 식량지원 및 파종기 비료지원을 위한 남북 경협추진위개최 제안을 포함한 남북.북미대화 재개방안을 모색한다. 정부는 식량.비료 지원을 위한 남북경협추진위 ▲금강산 관광 당국자회담 ▲이산가족 상봉 적십자 회담 등의 대북 선(先)제의 방안을 검토중에 있으며, 남북대화재개시 미국측 대화의지를 집중 전달할 방침이다. 정부는 이르면 내달 말 한.미.일 3국 대북정책조정감독그룹(TCOG) 회의를 열어 한미정상회담 이후 북측의 반응을 평가하는 한편 4-5월께 최성홍 외교장관이 방미,콜린 파월 미 국무장관과 회담을 열어 향후 대북전략을 논의할 계획이다. 한편 2박3일간의 방한일정을 마치고 이날 중국을 방문한 부시 대통령은 기자회견에서 "서울에서 제안한 대화제의는 진심"이라면서 "김정일 위원장에게 이같은 메시지를 전달하도록 장쩌민(江澤民) 주석의 도움을 요청했다"고 거듭 북한과의 대화의지를 밝혔다. (서울=연합뉴스) 황재훈기자 jh@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