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 연방 항소법원이 미국 공중파 및 케이블TV의 소유규제 관련 규정이 재검토돼야 한다는 판결을 내림으로써 미 방송계에 인수합병(M&A)를 통한 지각변동이 있을 것으로 예상된다. 연방대법원이 워싱턴DC 순회항소법원의 판결을 번복하지 않아야 한다는 전제조건이 있기는 하지만 현재 미 연방통신위원회(FCC)가 검토해야 할 방송소유규제 관련규정 중 핵심사안은 두가지다. 하나는 동일지역에서 한 회사가 공중파TV방송국과 케이블TV를 둘다 가질 수 없다는 것이며 다른 하나는 한 공중파방송사가 미 전역의 잠재시청가구 수의 35% 이상을 점할 정도로 방송국을 많이 소유할 수 없다는 것이다. 콜린 파월 국무장관의 아들인 마이클 파월 위원장이 이끄는 FCC는 현재 방송국의 소유규제에 부정적인 입장을 보이고 있어 규제 해제가 거의 확실시 된다. 단지 방송프로그램의 다양성을 추구하는 소비자와 대형방송기업의 비대화에 따른 중소방송업체의 피해를 최소화하는 방안을 찾는 것이 FCC의 숙제다. FCC는 공중파방송의 경우 35%의 상한선을 50%로 높이는 방안도 강구할 수 있으며 상한선을 아예 폐지할 수도 있다. 법무부와 연방거래위원회(FTC)가 관장하는 반독점규제법을 통해 시장독점을 규제할 수 있기 때문에 FCC 규제를 풀어도 좋다는 얘기다. 케이블TV 관련 규제는 그대로 해제될 것으로 예상된다. 이렇게 될 경우 AOL타임워너나 콕스 엔터프라이스 같은 케이블TV 보유업체들은소형업체들을 대거 인수함으로써 영업망을 대폭 확대할 수 있을 것으로 예상된다. 공중파TV업계에서는 이미 많은 방송국을 보유하고 있는 폭스TV 모기업인 루퍼트머덕의 뉴스 코프, CBS방송의 모기업인 바이아콤, ABC방송의 모기업인 월트디즈니등이 세력을 확대할 준비를 서두를 것으로 보인다. 이들은 현재도 많은 소규모방송들을 소유하고 있지만 벨로, 메러디스 같은 중소형 알짜 방송들이 많이 있어 이들 방송에 우선 눈독을 들일 것으로 예상된다. 이에 따라 방송계 일각에서는 앞으로 3년 내에 방송가에 대규모 M&A가 이뤄질가능성을 점치고 있다. 그러나 일부 방송업계 분석가들은 경기 침체로 광고수입이 부쩍 줄어들고 방송계에 구조조정이 이뤄지고 있는 상황에서 M&A가 그렇게 쉽게 이뤄지지는 않을 것이라는 상반된 시각을 보이고 있어 귀추가 주목된다. [한국경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