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도권 평준화지역 고교배정에 따른 학부모 농성사태가 해소됐지만 이른바 '기피 고교'에 배정된 학부모들의 불만은 여전하다. 그러면 기피 고교는 어떤 학교들이며 이들 학교에 배정된 학생.학부모가 반발하는 이유는 무엇일까. 기피 고교는 크게 둘로 갈라진다. 하나는 수원과 성남(분당 제외)과 같이 평준화가 시행중인 지역 안에 있으면서 과거 평준화 적용제외 대상(특수지 학교)으로 묶였던 학교들이다. 다른 하나는 외곽지역에 자리잡고 있거나 과거 종합고등학교였다가 일반계 고등학교로 전환한 학교들이 여기에 속한다. 보는 시각에 따라 차이가 있지만 대략 수원에 2개, 안양권에 1개, 성남에 5개, 고양에 4개 학교가 각각 지역 기피 고교로 꼽히고 있다. 이들 학교의 공통점은 중심지에서 벗어나 있는 사립학교라는 점이다. 지난해 평준화 확대 도입 과정에서 고양과 안양권, 성남의 일부 학교를 특수지로 묶을 것인지 평준화 대상으로 포함시킬 것인지를 놓고 당국과 학부모, 해당 학교간에 심한 갈등이 있었다. 해당 학교 교직원들과 학부모들은 포함시킬 것을 주장한 반면 동일구역으로 묶이게 될 인근 지역 중3 학부모들은 반대하며 맞섰으나 경기교육청은 평준화 대상에 포함시키는 것이 평준화시책의 취지에 맞는다고 판단했다. 경기교육청은 대신 이들 학교의 교육환경이 뒤떨어진다는 일부 학부모들의 생각을 불식시키기 위해 교육여건 개선을 위한 특별지원을 약속했다. 그럼에도 일부 학부모들은 여전히 기피 학교에 배정되면 대학 보내는 것은 포기해야 한다고 여기고 있다. 이와 관련, 도교육청 관계자는 "변두리였다가 주변개발로 교통편이 좋아졌거나 학생들의 학력이 크게 향상돼 명문 대학에 많은 학생들을 합격시키면서도 기피당하는 것은 일부 학부모들의 선입견 때문인 것 같다"고 말했다. 해당 학교 관계자들도 억울하다는 반응이다. 안양권의 한 학교 관계자는 "지난해 평준화 대상으로 포함된 뒤 통학버스 노선을 늘리고 2, 3학년과 별도의 건물에 1학년 교실까지 마련했다"며 "내 고장 학교를 살리겠다던 학부모들이 어떻게 등을 돌릴 수 있는 것이냐"고 말했다. 고양의 기피 학교 교사는 "모의고사 평균점수나 대학 진학실적을 놓고 따지자면 다른 학교에 결코 뒤지지 않는데도 외면당하는 것이 안타깝다"고 말했다. (수원=연합뉴스) 박기성기자 jeansap@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