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이경(26)이 현역 시절 세계 쇼트트랙여왕 자리를 놓고 다투던 양양A(楊楊.26)와 IOC 선수위원 후보로 또 한번 격돌한다. 솔트레이크시티 동계올림픽에 출전한 양양A는 대회 기간 참가선수들의 투표로 선출되는 4명(임기 8년.4년 각 2명)의 IOC 선수위원 후보 11명 가운데 전이경과 함께 가장 강력한 후보. 특히 양양A는 11명(남자 6명, 여자 5명)의 IOC 선수위원 후보 중 전이경과 종목이 겹치는 유일한 선수이고 아시아권 후보 4명 중 `여자'라는 공통점도 갖고 있다. 따라서 둘 가운데 한명이 당선되면 다른 한명은 탈락할 것이 뻔해 전이경의 IOC입성 여부가 양양A의 극복 여부에 달려있다고 해도 지나치지 않다. 전이경이 내세울 수 있는 최대 강점은 선수시절 양양A를 압도한 화려한 경력. 94릴레함메르대회 쇼트트랙 2관왕(500m, 3천m계주)과 98나가노대회 2관왕(1천m, 3천m계주) 등 올림픽 4관왕에 올랐던 전이경은 역대 동계올림픽에서 80년 레이크플래시드대회 남자 스피드스케이팅에서 5개의 금메달을 휩쓸었던 에릭 하이든(44.미국) 다음으로 많은 금메달을 자랑하고 있다. 또 95,96,97년 세계선수권 개인종합 3연패를 이룬 전이경은 98년 은퇴할 때까지 단 한번도 양양A에게 패한 적이 없을 정도로 객관적인 실력에선 단연 앞선다. 이런 경력을 인정받은 전이경은 역대 올림픽 기록영화를 제작해온 버드 그린스펀 감독으로부터 최근 `최고의 동계올림픽 선수 25명(Top 25 Winter Olympians)'에 선정돼 자신의 인지도를 높일 수 있는 유리한 고지까지 점했다. 반면 전이경 은퇴 후 98년부터 지난해까지 세계선수권 4연패를 달성하며 새로운 여자 쇼트트랙 스타로 부상한 양양A의 최대 무기는 현역 선수라는 점. 양양A는 지난 14일 벌어진 1500m 결승에서 한국의 고기현(목일중)과 최은경(세화여고)에게 각각 금메달과 은메달을 내주며 4위에 그쳤지만 500m와 1천m, 3천m계주 등 남은 경기에서 금메달을 목에 걸 가능성은 여전히 높다. 실제로 양양A가 동계올림픽에서 중국에 첫 금메달을 안기는 주인공이 된다면 분위기를 타며 참가선수들의 표를 끌어모아 IOC 선수위원 당선으로까지 이어질 수 있다. 오는 22일 투표함 개봉과 함께 당락이 드러날 IOC 선수위원. 전이경이 선수시절 항상 그랬던 것처럼 양양A를 물리치고 세계 스포츠의 중심무대인 IOC에 당당히 입성할 수 있을 지 주목된다. (솔트레이크시티=연합뉴스) 이정진기자 transil@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