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 행정부는 냉전시대 이후 최대 규모의 군사력 증강을 반영하는 2003 회계연도 국방예산안을 4일 의회에 제출했다. 작은 정부 구현과 긴축 예산을 선거공약으로 제시했던 조지 W 부시 대통령은 아프간 전쟁을 빌미로 대 테러 전쟁 및 국토안보 예산을 대폭 늘린 3천790억 달러 규모의 국방예산안을 공개했다. 오는 10월 1일 시작되는 새 회계연도 전체 예산안에 포함된 국방예산 규모는 올회계연도 보다 480억달러(14.5%) 증액된 것으로 20년만에 최대로 늘어난 것이다. 이같은 증가율은 1981-1982년 군비증강에 박차를 가했던 로널드 레이건 당시 대통령정부의 국방예산 증액 폭을 뛰어넘는다. 부시 행정부는 국방예산을 매년 증액, 오는 2007년까지 총 4천510억달러 규모로늘린다는 방침이다. 미 국방부는 이와 함께 새 회계연도 국토방위비도 377억달러 늘려줄 것을 의회에 요청했다. 국방부는 그러나 미국이 최근 탄도탄요격미사일(ABM) 협정 탈퇴를 결정했음에도불구하고 내년도 미사일방어 개발예산을 올해 보다 소폭 삭감했다. 국방부 감사관은새 회계연도 미사일방어 예산을 올해의 77억7천만 달러에서 약간 줄어든 77억6천만달러로 책정했다고 밝혔다. 새 회계연도 국방예산 가운데 내년도 테러와의 전쟁에 소요될 예산은 272억달러로 여기에는 전쟁 예비비 100억달러가 포함돼 있다. 미국의 대 테러 전쟁 비용은 2000 회계연도에 46억달러, 2001 회계연도에는 52억달러에 불과했으나 9.11테러사건 직후 137억달러나 급증했다. 국방부 관계자들은미국이 현재 전개하고 있는 아프간 전쟁에만 월평균 180억달러가 소요되고 있다며이같은 추세대로라면 연간 270억달러가 들 것이라고 말했다. 부시 행정부는 또 향후 5년간 무기와 기타 군장비 현대화에 4천80억달러를 투입할 계획이다. 이는 속도와 스텔스 기술, 첨단 통신장비와 정밀무기가 전쟁 승리의관건이 되는 정보시대 전쟁에 대비한 군 현대화 노력의 시작을 의미한다. 미 국방부는 특히 아프간 전쟁을 계기로 무인 폭격기 개발에 박차를 가하고 무인 정찰기 보유 대수 및 스마트탄 재고량을 늘린다는 계획이다. 부시 대통령은 이날 플로리다 에글린 공군기지를 방문, 국방예산 통과가 최우선관심사라고 밝히고 "고가의 정밀무기는 적을 물리칠 뿐 아니라 무고한 생명의 손실을 줄일수 있다는 사실이 입증되고 있다"고 강조했다. (워싱턴 AP.AFP=연합뉴스) baraka@yonhapnews.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