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스라엘군이 22일 오전 하마스 대원 4명을 사살한데 이어 오후엔 예루살렘 도심에서 팔레스타인 무장 괴한이 행인들에게 총기를 난사해 46명이 부상하는 등 양측간 유혈보복의 악순환이 증폭되고 있다. 무장단체 하마스와 야세르 아라파트 수반이 이끄는 파타를 포함한 팔레스타인 무장단체 연합은 이날 이스라엘에 대한 `전면전''을 선언했으며 이스라엘측도 예루살렘 총격사건에 대한 보복을 다짐, 양측간의 유혈보복은 더욱 악화될 조짐을 보이고있다. 이스라엘 경찰은 한 팔레스타인 무장괴한이 이날 사람들로 붐비는 예루살렘 서부 자파거리의 버스 정류소에서 행인들에게 몇 분 동안 총기를 난사하다 사살됐으며부상자 46명 가운데 6명은 중태라고 밝혔다. 자파 거리는 지난해 8월 이슬람 과격무장단체인 하마스 소속 대원이 자살폭탄테러를 가해 15명이 숨졌던 스바로 피제리아 인근 지역이다. 하마스와 파타운동 산하 알 아크사 순교자여단은 각각 이번 사건이 자신들의 소행이라고 주장했으며 이슬람 무장단체 헤즈볼라가 운영하는 알 마나르 TV는 총격사건의 범인이 알 아크사여단의 이브라힘 라마단(24)이라고 보도했다. 이스라엘측은 야세르 아라파트 수반이 이끄는 팔레스타인 자치정부가 테러행위를 막기 위한 아무런 조치도 취하지 않고 있다고 비난하고 응분의 보복을 가할 것임을 경고했다. 에후드 올머트 예루살렘 시장은 "우리는 멀리 떨어진 곳이 아니라 집안에서 전쟁 중"이라고 강조했다. 반면 팔레스타인측은 예루살렘 총격 사건이 이스라엘군의 나블루스, 툴카렘 침공과 팔레스타인인 학살에 따른 것이라고 주장했다. 사에브 에레카트 팔레스타인 협상대표는 "이번 테러공격은 이스라엘이 야기한 상황의 직접적인 결과"라며 "이스라엘이 평온이나 안보를 기대했다면 오산"이라고 반박했다. 하마스는 앞서 이날 오전 요르단강 서안지구 나블루스에서 이스라엘군에 의해 이 단체 대원 4명이 살해되자 성명을 통해 `전면전''을 선언하고 이스라엘에 대한 보복을 다짐했다. 하마스는 이날 가자지구의 한 이슬람 사원에서 예배자들에게 배포한 전단을 통해 "나블루스 사건을 비롯해 이스라엘군이 일련의 학살행위를 저지르고 있다"며 "이것은 시온주의(유대 민족주의) 군대와 정착민들에게 모든 수단을 동원해 전면전을 실행할 수 있는 명분을 줬다"고 주장했다. 한편 이스라엘군의 아하론 지비 정보사령관은 이날 의회 외교국방위원회에 출석, 앞으로 더욱 심각한 팔레스타인의 테러행위가 지속될 것이라고 예상했다. 이스라엘과 팔레스타인은 지난달 중순 아라파트 수반의 휴전 선언 이후 한 달여동안 평온을 유지했으나 이스라엘군이 팔레스타인 지도자 라에드 카르미를 표적 살해하고 팔레스타인 무장요원이 하데라의 한 연회장을 습격, 6명이 사망한 이후 유혈보복을 되풀이 하고 있다. (카이로=연합뉴스) 이기창특파원 lkc@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