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주도의 대(對)테러전쟁에 적극 참여하고있는 파키스탄이 인도와의 국경분쟁으로 테러행위를 규정하는데 어려움을 겪고 있다고 워싱턴포스트가 6일 보도했다. 워싱턴포스트는 파키스탄이 테러조직인 알-카에다를 소탕하기 위한 대테러전에 동참했지만 인도령 카슈미르주의 이슬람 무장세력들이 카슈미르 독립을 명분으로 벌이고 있는 테러행위에 대해서는 파키스탄이 입장을 정리하기가 쉽지 않다고 지적했다. 이는 파키스탄 국민의 일부분만이 아프가니스탄 탈레반에 동조한 것과는 달리 카슈미르 독립 문제에 대해서는 파키스탄 국민의 대다수가 지지를 표명하고 있기 때문이다. 실제로 페르베즈 무샤라프 파키스탄 대통령은 지난주 네팔 수도 카트만두에서 개최된 아시아협력협의체(SAARC) 정상회담에서 미국이 규정한 테러정의와 상반된 의견을 표출했다. 무샤라프 대통령은 다른 국가 정상들과의 테러 논의과정에서 "합법적인 저항과 자유운동은 테러행위와 구분돼야 한다"고 주장했다. 그의 이같은 주장은 민족주의 운동과 관련된 사람일지라도 만약 유혈사태와 연루된다면 테러범 명단에 올라갈 수 있다는 미국측의 주장과 배치되는 것이다. 그러나 무샤라프 대통령은 SAARC 회담에 앞서 인도 의사당 테러 사건과 연루된 혐의로 파키스탄에 본부를 둔 이슬람 과격단체 자이쉬-이-무하마드와 라쉬카르-이-타이바의 지도자와 조직원들을 체포하는 조치를 취했다. 이는 카슈미르 독립을 절대적으로 희망하고 있는 파키스탄 국민들의 의지와 상반되는 것으로 파키스탄 지도부가 테러행위 규정에 혼선을 빚고 있다는 사실을 보여주고 있다. 이 때문에 파키스탄 관계자들은 무샤라프 대통령이 자국내 이슬람 과격단체들을 규제하더라도 카슈미르 문제에 영향을 미치지 않는 방향으로 신중하게 조치를 취해야 한다고 지적하고 있다. 파키스탄 관계자들은 또 독립국가를 인정받기 전에는 폭력사태가 종식되지 않을 것이라고 주장하고 있는 팔레스타인을 언급하면서 카슈미르가 독립되기 전에는 카슈미르주 이슬람 무장세력의 폭력행위를 해결하기 힘들 것이라고 덧붙였다. (워싱턴=연합뉴스) 이도선특파원 yds@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