과학수사와 성폭력, 가정폭력 전문가인 이금형(李錦炯.44) 경찰청 초대 여성실장이 4일 ''경찰의 꽃''인 총경으로 승진, 화제다. 98년 4월에 경정 계급장을 단 이 실장은 김강자(金康子) 총경과 김인옥(金仁玉)총경에 이어 세번째 여성 총경으로, 이번 총경 승진자중 유일한 `발탁인사'' 케이스. 이 실장도 승진 소감으로 "지난 99년 전체 경찰의 1.8%에 불과하던 여경이 올해4%까지 증원됨에 따라 여경 관리자 양성을 위해 발탁된 것 같다"면서 "여경 선배들이 그동안 쌓아온 업적에 따른 ''수혜''"라고 겸손해 했다. 그러나 이 실장은 지난 77년 만 20세의 나이에 순경 공채로 경찰에 입문한 뒤 경정이 될 때까지 남자 경찰과 똑같이 시험을 거쳐 승진한 ''또순이'' 여경이다. 지난해 1월 경찰청 초대 여성실장으로 부임한 뒤 여경기동수사반을 전국 지방청으로 확대 설치하고, 경찰병원내 여성폭력 긴급의료지원센터 설치를 추진하는 등 맹활약을 했다. 또 여성실장 경험을 바탕으로 지난해 6월 여성범죄 수사요원 길잡이 등 책자 및매뉴얼을 발간했으며, 내달에는 ''가정폭력이 자녀에게 미치는 이유''라는 논문으로 동국대 행정대학원 석사학위를 받게 되는 등 학구열도 남다르다. 여성실장 발령 전에는 과학수사계장으로 지문채취 및 감식전문가로서 명성을 날려 지난 2000년에는 대통령 표창을 수상하기도 했다. 그는 "우리나라 경찰의 전통적 이미지는 ''규제경찰''이지만, 이는 일제(日帝)가이식해놓은 것"이라며 "경찰개혁이 ''규제''에서 ''봉사''로 가는 것이라면 가장 적극적인 역할을 할 수 있는 이들은 바로 여경"이라고 힘주어 말했다. 그는 "앞으로 여경이 증가하면서 과거 보좌업무에 배치되던 여경이 수사영역에 적극 배치될 것"이라며 "특히 사이버범죄 등 미래의 범죄는 여성의 감성과 섬세함을 더욱 더 요구하게 될 것"이라고 ''여경 역할론''을 피력했다. 이 실장의 두 딸이 모두 한국과학기술원(KAIST)에 재학중인 재원들로 ''자식 농사에도 성공을 거뒀다''는 평을 받고 있으며, 경찰청 여경모임인 ''근우회'' 회장직을 맡아 고아원 방문 등 봉사활동에도 열심이다. (서울=연합뉴스) 김종우 기자 jongwoo@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