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11월초 청약 접수한 서울지역 10차 동시분양에서 새로운 브랜드가 수요자들사이에서 회자됐다. 바로 "동양파라곤"이다. 서울 강남구 논현동에서 아파트로 첫선을 보인 이 브랜드는 경기도 분당과 서울 목동에서 공급된 오피스텔에서도 채택됐다. 결과는 분양 대박이었다. 동양고속관광은 주택시장에 뒤늦게 뛰어들어 단기간에 돌풍을 일으켰다는 게 주택업계의 공통된 시각이다. 토목 등 관공사 위주로 사업을 해오던 동양고속건설은 올 상반기부터 주택사업에 본격 뛰어 들었다. 최윤신 회장(56)이 "주택건설업체로 새롭게 자리매김하겠다"고 선언한 이후다. 관공사를 수주하기 위한 업체간 경쟁이 치열해지면서 수익성이 갈수록 떨어지고 있었기 때문이다. 동양고속건설은 주택사업 강화를 선언한 이후 브랜드 통일작업도 병행했다. 실수요자에게 주택업체로 다가가기 위한 장기 포석가운데 하나였다. "1백캐럿의 완전한 금강석"이라는 뜻의 "파라곤(paragon)"이 세상에 빛을 보게 된 배경이다. 동양은 새로운 브랜드를 알리는 동시에 그 브랜드가 추구하는 바를 설명하는 데 치중했다. "환경 친화형 고급 아파트"가 파라곤이 나아갈 목표였다. 생경한 외래어여서 처음에는 고객를 갸우뚱하던 고객들의 뇌리에 강남 지역에 지어지는 환경친화형 아파트란 이미지가 단지설계를 통해 소개되기 시작했다. 동양고속건설이 처음부터 파라곤이란 브랜드를 사용한 것은 아니다. 올 상반기중에는 부터 경기도 일산에서 오피스텔 "트레벨 II"와 아파트 "동양 라파크"를,서울 천호동에서 오피스텔 "트레벨하우스"등의 이름으로 공급했었다. 계약률은 1백%에 육박했다. 하지만 소비자의 뇌리에 깊숙이 파고들 브랜드가 없는 가운데 이 같은 분양 활동은 미지근할 수밖에 없었다. 여기에 변화의 바람이 거세게 불었다. 동양고속건설의 주택사업 강화는 올 하반기에 도입된 파라곤이란 브랜드 도입과 더불어 시작됐다. 하반기중 공급된 총 1천1백39실의 오피스텔은 하나같이 동양만의 색깔이 우러나는 특징을 갖췄다. 서울 논현동 파라곤이 "유럽풍 저택형 고급아파트"를 지향했다면 경기도 분당신도시 정자동 오피스텔 동양파라곤은 "공간은 아파트,생활은 호텔급"이란 마케팅 컨셉트 아래 저가형 투자상품으로 고객에게 접근했다. 서울 양천구 목동 오피스텔은 "유럽형 시티라이프"란 테마의 중저가 아파트형 오피스텔로 모델하우스를 연 지 3시간반만에 모두 계약됐다. 안효신 건축사업본부장은 "올해는 새 브랜드인 파라곤을 알리는 데 주력했지만 소비자의 호응이 예상외로 컸다"고 평가한 뒤 "내년에도 실수요자가 원하는 아파트,브랜드 가치가 높은 아파트를 계속 선보이겠다"고 밝혔다. 실수요자가 원하는 집이 곧 동양이 건설하는 주택상(像)이란 얘기다. 동양고속건설은 올해를 기점으로 일반인들에게 운수업체보단 건설업체로 더 잘 알려질 것으로 보인다. 8년 연속 흑자 경영기업,동양고속이 내년에 펼칠 주택 시장 공략이 기대된다. 김진수 기자 true@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