증시가 해외악재에 전날 오름폭을 반납, 종합지수 640대에서 거래를 마쳤다. 미국 시장이 네트워크 장비업체 주니퍼 네트웍스의 실적경고로 반도체가 5% 가량 내리는 등 주요 기술주가 급락하면서 투자심리가 주춤했다. 아르헨티나 비상사태, 미국 경기부양 특별법안 연내통과 무산 등도 악재였다. 외국인의 대규모 선물매도로 프로그램 매물이 쏟아지며 장중 내내 반도체, 통신 등 지수관련주를 눌렀다. 외국인은 이날 6,800계약을 순매도했고 프로그램매물은 2,900억원에 달했다. 21일 종합주가지수는 644.71에 마감, 전날보다 19.80포인트, 2.98% 내렸고 코스닥지수는 68.43으로 1.41포인트, 2.10% 하락했다. 코스피선물 3월물은 3.20포인트 빠진 78.50에 마쳤다. 철강금속을 제외한 전업종이 내리며 하락종목이 629개로 상승 185개를 압도했다.코스닥에서는 555개 종목이 내리고 128개가 올랐다. 거래량이 급감해 지난 10월 30일 이후 처음으로 3억주대로 떨어졌다.3억5,517만주와 2조 1,700억원이 손을 옮겼다. 코스닥도 조금 줄어 3억3,180만주와 1조1,661억원을 기록했다. 삼성전자와 하이닉스가 4~5% 가량 급락했고 전날 급등하며 시장을 이끌었던 SK텔레콤, 한국통신, KTF, LG텔레콤, 하나로통신 등은 2~5% 내렸다. 현대차와 기아차가 6% 정도로 낙폭이 상대적으로 컸고 포항제철과 신세계를 제외한 시가총액 상위 20개가 대부분 내렸다. KTF 등 통신주 약세속에 아시아나항공, CJ39쇼핑, LG홈쇼핑, 국순당, 휴맥스 등 코스닥 대형주의 오름폭이 두드러졌다. 국민카드, 강원랜드, 기업은행도 1% 안팎의 상승세를 기록했다. 정소프트는 등록 이틀째 상한가를 기록하며 시가총액 상위 20위권에 진입해 눈길를 끌었다. 다음, 새롬기술, 안철수연구소, 모디아 등은 4% 정도 내림세로 마쳤다. 개인이 거래소에서 1,500억원 이상 순매수에 나서며 지수 낙폭 확대를 저지했다. 외국인과 기관은 거래소에서는 700억~800억원 정도 동반 매도우위를 보였으나 코스닥에서는 50억~130억원 순매수를 기록했다. 미국 증시의 상승탄력이 약화된 가운데 주요 투자주체가 연말을 맞아 소극적 대응을 보이고 있어 당분간 조정이 이어질 것으로 전망되고 있다. 김지영 삼성증권 투자정보팀장은 "큰 폭 하락이나 반등의 요인을 찾기 힘들어 당분간 630 주변에서의 특징없는 움직임이 예상된다"며 "조정기간이 길어질 수도 있어 매수참여 보다는 현금을 보유하는 것이 유리하다"고 권했다. 이종우 대우증권 투자전략팀장은 "해외시장이 가격부담과 모멘텀 부재로 상승탄력을 상실하고 있다"며 "한달 정도는 조정이 지속될 수 있다고 보고 향후 시장 주도주를 찾기위한 현금 보유 전략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한편 조용찬 대신증권 책임연구원은 "특별한 매도주체가 없는 데다 웬만한 악재는 다 나와 급락 가능성은 적다"며 "기관이 현금을 비축한 상태라 블루칩, 엘로칩 등 경기민감주와 건설, 은행 등으로 매수세 유입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고 전망했다. 한경닷컴 한정진기자 jjhan@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