석유수출국기구(OPEC)가 내년 1월부터 산유량을 하루 150만배럴 줄이겠다고 한 약속을 이행할지 여부를 놓고 고심중이다. OPEC 역외 산유국의 하나인 노르웨이가 17일(이하 현지시간) 하루 15만배럴 감산하겠다고 밝히기는 했으나 당초 OPEC가 감산 조건으로 내세운 역외권 전체 축소분 50만배럴이 충족되지 않은 상태이기 때문이다. 더욱이 러시아가 산유량이 아닌 석유수출만 줄인다는 입장을 확고히하고 있는 점도 OPEC의 합의 이행을 어렵게하는 요인이다. 세계 3위 석유 수출국인 노르웨이의 동참으로 현재 OPEC 역외 산유국들이 약속한 감산 또는 수출축소 물량은 러시아와 노르웨이가 각각 15만배럴, 멕시코가 10만배럴, 오만이 2만5천배럴, 그리고 앙골라가 2만2천500배럴이다. 이는 모두 합쳐 하루 44만7천500배럴로 OPEC가 요구한 최저선인 50만배럴에 여전히 못미친다. 이 때문에 OPEC가 또다른 역외 산유국인 카자흐스탄에 감산을 요청했다고 러시아 통신인 프라임-타스가 익명의 소식통을 인용해 보도하기도 했다. 그러나 이는 즉각 확인되지 않았다. 뉴욕 소재 레프코사의 에너지 컨설턴트인 마셜 스티브는 "OPEC가 오는 28일 카이로에서 특별 회동을 갖고 감산이행 여부를 확정할 계획"이라면서 그러나 "시한이 너무 촉박해 문제가 많을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감산 실행을 연기할 경우 석유 선적 등에서 현실적인 어려움이 많을 것이라고 내다봤다. OPEC는 당초 18일 역외 산유국들이 약속한 감산 물량이 OPEC가 산유량 감축 조건으로 내건 수준에 부응하는 것인지에 대한 판단 결과를 발표할 것으로 에상됐었다. 한 소식통은 OPEC가 감산 이행을 연기할 수 밖에 없을 것으로 보인다면서 당초 보다 한달 늦은 내년 2월부터 산유량을 줄이게되지 않겠느냐고 전망하기도 했다. 노르웨이의 에이나르 스틴스내스 석유장관은 내년 1월부터 6개월간 하루 15만배럴 감산할 것이라고 밝히면서 그러나 다른 OPEC 역외 산유국들이 감산 약속을 이행할 경우에만 실행이 가능하다고 조건을 달았다. 소식통들은 노르웨이의 감산 발표에 대해 OPEC가 즉각 공식 반응을 내놓지 않고 있음을 지적하면서 OPEC의 '저울질'이 계속되고 있음을 보여주는 것이라고 말했다. 런던 소재 테임스 리버 캐피털에서 1억2천만달러 규모의 동유럽 주식과 채권을 관리하고 있는 마틴 테일러는 "러시아의 경우 감산이 아닌 석유수출 감축만을 약속한 상태"라면서 "이들이 원유 수출을 줄이더라도 디젤같은 정유제품 선적을 늘릴 것이기 때문에 실질적으로 감산 효과가 없는 것"이라고 지적했다. OPEC는 사우디 아라비아에 이은 세계 2위 산유국으로 하루 720만배럴을 생산하는 러시아가 20만배럴을 감산하길 기대해왔다. 테일러는 "이제 공이 OPEC로 넘어왔다"면서 "사우디가 역외권의 감산 규모를 받아들이든지 아니면 앞서 경고한대로 유가 전쟁을 치를 것인지를 결정해야할 것"이라고 말했다. OPEC 사무국 관계자는 "현재로선 두가지 옵션 밖에 없다"면서 "역외권의 감산규모를 수용해 내년 1월 중순부터 OPEC가 약속한 산유량을 감축을 이행하든가 아니면 오는 28일의 카이로 회동 때까지 결정을 연기하는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카이로 회동에서 감산 이행을 결정하더라도 그 이행이 "내년 2월에나 가능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국제 유가는 노르웨이의 감산 발표가 나온 가운데 17일 북해산 브렌트유 2월 인도분이 배럴당 3센트 떨어진 19.12달러에 거래가 마감된 반면 서부텍사스중질유는 15센트 오른 19.38달러에 장이 마감되는 혼조를 보였다. (런던 AP=연합뉴스) jksun@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