달러/엔 환율에 연동하는 장세가 진행되면서 달러/원 환율이 1,290원대로 올라섰다. 오전중 한때 1,293.10원까지 올라 지난달 7일 1,293.70원을 기록한 이래 가장 높은 수준을 가리키기도 했다. 지난주 후반에 이어 달러/엔의 상승 행진이 지속되면서 자연스레 영향권내에 편입됐다. 주가 약세와 외국인 주식순매도 지속도 이에 가세했다. 업체 물량 공급이 1,290원대 초반에서 있었으나 일단 시장은 엔화에 초점을 맞춘 거래를 하면서 이를 흡수했다. 달러/엔에 연동한 흐름이 예상되는 가운데 지난주 외국인 주식순매수분의 공급이 여의치 않을 경우 오름폭을 추가로 넓힐 가능성도 제기되고 있으며 1,290원대는 지켜질 가능성이 크다. 17일 서울 외환시장에서 달러/원 환율은 지난 금요일보다 5.90원 높은 1,291.80원으로 오전 거래를 마쳤다. 지난주 말 역외선물환(NDF) 환율이 달러/엔의 강한 오름세를 안고 1,288/1,290원에 마감한 것을 반영, 개장가는 지난 금요일보다 1.10원 높은 1,287원에 형성됐다. 개장직후 1,286원으로 내려선 환율은 서서히 오름폭을 확대, 9시 46분경 1,290.40원까지 오른 뒤 물량 공급으로 1,289원선으로 낮췄다. 그러나 역외매수세 등의 유입으로 10시 27분경 1,293원까지 오른 환율은 한동안 1,291∼1,292원을 오가다가 추가로 오름폭을 확대, 10시 54분경 1,293.10원까지 고점을 높였다. 이후 환율은 추격매수세가 주춤한 틈을 타 1,291원선으로 반락하며 거래됐다. 시중은행의 한 딜러는 "물량이 공급돼도 달러/엔이 오르면 별다른 대책이 없다"며 "시장은 달러매수(롱) 마인드로 차츰 돌아서고 있으며 역외에서도 달러/엔을 따라 매수에 나서고 있다"고 말했다. 그는 이어 "오후에 지난주 목요일 주식순매수분이 나오지 않으면 추가 상승이 가능하고 밀려도 1,290원대 초반에서는 결제수요가 대기하고 있다"며 "오후에는 1,290∼1,295원에서 거래를 예상하나 오름폭이 크기 때문에 가파르게 오르긴 힘들 것"으로 내다봤다. 달러/엔 환율은 낮 12시 현재 127.60엔을 나타내고 있다. 지난주 말 뉴욕에서 127.32엔에 마감한 바 있는 달러/엔은 이날 일본 정부의 엔 추가 약세 용인발언을 안고 상승 속도가 가속화됐다. 구로다 하루히코 일본 재무관은 "엔 약세는 일본 경제의 펀더멘털을 고려할 때 제자리를 찾아가는 과정"이라며 "엔화 가치가 추가 하락해도 별다른 조치를 취하지 않을 것"이라고 밝혔다. 이 발언으로 달러/엔 환율은 한때 98년 10월 이후 최고 수준인 128엔 가까이 치솟았다. 엔/원 환율은 엔-원의 동반 약세에 힘입어 100엔당 1,011원선을 기록, 지난주 말보다 소폭 오름세를 보이고 있다. 이틀째 순매도세를 보이고 있는 국내 증시의 외국인은 같은 시각 거래소에서 515억원의 매도우위를 기록중이다. 주가 급락과 함께 달러매수세를 유발하는 요인. 지난 금요일의 순매도분과 함께 내일부터 달러수요 요인이 되기 때문에 하락하기 쉽지 않은 상황. 한경닷컴 이준수기자 jslyd012@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