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상하이 상인들이 닝보(寧波)에 가서 뺨맞고 돌아온다". 상하이 비즈니스맨들 사이에 돌고 있는 말이다. 닝보 출신 상인들을 일컫는 "닝보방(寧波幇.닝보집단)"의 뛰어난 상술을 단적으로 보여준다. 이들이 닝보시를 중국에서 자본주의적 색채가 가장 강한 곳, 저장(浙江)성 경제의 20%를 차지하는 부유한 도시로 만들었다. 닝보방은 진상(晋商.산시성) 휘상(徽商.안후이성) 산상(陝商.산시성) 산둥상(山東商.산둥성) 광둥상(廣東商.광둥성) 등 중국 고유 상방(商幇.상업집단)중 현재에도 가장 활발하게 움직이고 있는 상인집단. 상하이(上海)인근 닝보시를 근거지로 성장해온 이들은 화중지역을 장악한데 이어 베이징 광둥 등으로도 진출하고 있다. 닝보방이 형성되기 시작한 것은 명(明)나라 말기. 그들은 서구 문물을 앞서 받아들이면서 중국전통 상술과 서양 비즈니스 기법을 결합한 독특한 상업문화를 일구기 시작했다. 이들은 지난 1949년 중국에 공산정권이 들어서기 전 은행 의류 해운 시계 등의 분야에서 상권을 장악했다. 이들이 근대 도시 상하이를 만들었다. 자본주의 맛을 보았던 닝보방들은 공산정권 수립 후 홍콩 동남아 일본 미국 등으로 진출한다. 현재 해외에서 활약하고 있는 닝보방은 약 30만명. 그들은 해외에서도 결속력을 자랑하고 있다. 그들이 돌아오고 있다. 개혁개방과 함께 닝보방이 대거 대륙에 투자하게 된 것. 현재 약 5천개 "화교 닝보방 기업"이 중국에 투자한 것으로 알려졌다. 닝보방들이 과거의 영광을 되찾기 위해 전국 주요 상권을 헤집고 다니고 있는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