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말이면 술자리가 많아 자칫 과음을 하기 쉽다. 폭탄주와 술잔 돌리기, 2. 3차로 이어지는 우리의 음주문화에서 건강을 생각하며 주량껏 마시기란 그리 쉽지 않다. 세밑 잦은 술자리를 앞두고 건강을 해치기 쉬운 잘못된 음주문화 및 과음, 폭음으로 생기는 질병 예방이나 지혜롭게 술마시는 요령 등을 선병원 송정구(宋貞久.38.가정의학과) 과장의 도움으로 알아본다. 지난 96년 한 해 동안 마신 술은 국민 한 사람 당 맥주 82.5병, 소주 48병, 막걸리 6.3병, 기타 2.4병 등 모두 138.8병으로 나타났다. 이를 20세 이상의 음주 인구를 기준으로 계산하면 한 사람이 이틀에 소주 한 병을 마신 셈이 된다. 한 달에 한 번 이상 술을 마시는 사람을 음주자로 볼 때 지난 96년 기준으로 우리 나라의 성인(20세 이상 남녀)의 음주 인구는 63.1% 정도로 도시 지역이 65.6%로54.2%의 농촌 지역보다 높았다. 건강상의 이유로 술을 마실 수 없는 사람들을 감안한다면 남녀를 불문하고 거의 대부분이 술을 마신다고 봐도 무방하다. ◇꼭 고쳐야할 음주습관 ▲무엇보다 남에게 강요하지 않고 적당히 주량껏 술 마시는 성숙된 음주습관이 필요하다. ▲술은 천천히 마신다. 특히 첫 잔은 단숨에 들이키지 말고 음미하듯 마셔야 한다. ▲과음은 될 수 있는 대로 삼간다. 마시는 술의 양 뿐 아니라 횟수도 조절하는 것이 좋다. 다음날 일과에 지장을 받지 않으려면 음주 후 10-12 시간 이내에 술이 완전히 깨야 한다. 그 이상 계속해서 마시면 알코올 중독 증상이 나타나고 간 기능에 이상이 생기게 된다. 술 마시는 횟수는 1주일에 2회를 넘지 않는 것이 좋다. ▲술 마시기 전에 우유나 식사를 꼭 하는 버릇을 기른다. 술은 일단 몸 안에 들어가면 위를 거쳐 장으로 내려간다. 빈속일 경우 알코올은 위에서 대부분 흡수되어 간으로 전달되지만 위안에 음식물이 있으면 바로 장으로 내려가 농도가 낮아진 후 간으로 전달된다. 그러므로 음주 전에 음식물을 섭취하면 위장표면에 막을 씌워 놓게되어 간의 부담을 덜어 주고 위장 벽의 손상도 막을 수 있다. ▲여러 종류의 술을 섞어 마시지 않는다. 맥주와 양주를 섞어 마시는 이른바 '폭탄주'는 아주 나쁘다. 가급적 섞어 마시는 것을 피하고 부득이한 경우 약한 술에서 독한 술의 순서로 마신다. 독한 술을 먼저 마시면 위 점막이 제대로 흡수를 못해 그 뒤에 마시는 술은 그대로 간에 흘러가기 때문에 간의 부담이 커진다. ▲안주는 충분히 먹는다. 알코올은 체내에서 분해되면서 열량을 발산하지만 영양분이 아니므로 안주를 섭취하면서 영양을 공급해 주어야 한다. 술 한 잔하면 반드시 안주 하나를 먹는 습관을 지켜야 한다. ▲술자리에서 담배를 삼가한다. 담배 속의 니코틴은 위액의 분비를 촉진하여 위산 과다현상을 나타내고 위벽의 혈류를 나쁘게 한다. ▲귀가 시간을 지킨다. 술을 마셨다 하면 새벽까지 계속 마시는 사람들이 많다. 이는 다음날까지 숙취가 계속되어 일과에 영향을 줄 뿐만 아니라 우선 몸이 견디지 못한다. 최소한 자정 이내에 술자리를 끝내는 것이 바람직하다. ▲숙취는 충분히 풀어 주어야 한다. 술을 마시고 괴로워하는 것은 알코올이 몸안에서 완전 분해되어 빠져나가지 못했기 때문이다. 알코올 대사의 중간산물인 알데하이드가 혈액 속에서 돌아다니면서 대뇌를 자극시키거나 속을 뒤집는 것을 막으려면 알코올 성분을 몸 밖으로 쫓아내는 길이 최선이다. ▲술을 마신 다음날은 당분이 풍부한 주스나 이온음료, 우유, 차나 커피, 과일 등을 많이 먹는다 ▲술을 깨기 위한 사우나를 하는 것은 금물이다. 사우나는 몸속의 수분을 감소시켜 알코올 처리를 방해하므로 가벼운 목욕으로 대체하는 게 바람직하다. ▲술을 깨기 위해 일부러 토하는 사람이 있다. 그러나 위장에 있는 음식물을 토해 속이 부대끼는 것을 해소하는 데는 일시적인 효과는 있으나 술에서 깨기 위한 효과는 없다.오히려 강한 위산만 식도로 역류돼 손상을 가져올 수 있다. (대전=연합뉴스) 이은중기자 jung@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