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자부품업체들의 고부가가치부품 사업이 고속성장을 이루고 있다. 세계적인 IT(정보기술) 경기 불황으로 악화된 수익성을 높이고 지속적인 성장을이루기 위해 전자부품업체들이 불황에도 꾸준한 수요가 보장되고 이익률이 높은 고부가부품 사업에 적극 나서고 있기 때문이다. 29일 업계에 따르면 삼성전기[09150]는 수익성이 떨어지는 부품사업을 정리하고고부가부품 비중은 지속적으로 높여가는 작업을 통해 장기적으로 수익률을 25%까지끌어올린다는 목표를 세웠다. MLCC(적층세라믹콘덴서)의 경우 기존 제품에 비해 10배나 비싼 고주파통신용 MLCC를 개발, 양산하는 등 지난해 3%대였던 고부가제품의 비중을 올해 15%까지 성장시켰으며 내년에는 30% 이상으로 확대할 방침이다. MLCC는 전자제품내에서 정류작용을 하는 부품으로 삼성전기 이익의 30%를 차지하고 있다. 광픽업 부품은 지난해까지 수익성이 낮은 CD롬사업이 중심이었으나 올해는 DVD롬, CD-RW용 픽업과 같은 고부가 제품을 양산, 그 비중을 30%까지 끌어올렸으며 내년에는 50%까지 끌어올릴 계획이다. 삼성전기가 지난해 전세계 1위를 차지한 DY(편향코일)의 경우 지금껏 중심이 돼온 아날로그DY에서 벗어나 29인치 이상 대형TV나 디지털TV용 DY와 같은 고부가제품의 비중을 계속 늘려나가고 있다. DY는 TV 브라운관의 전자총에서 나오는 주사선을 화면에 고루 퍼지게 하는 역할을 하는 부품이다. LG이노텍 또한 고부가가치 디지털 부품으로의 사업구조 전환에 박차를 가해 고부가부품의 비중이 지난해 10%에서 올해 35% 수준으로 높아졌다. 휴대폰에서 혼선과 잡음을 방지하는 부품인 SAW필터는 지난해까지 중저주파용 SAW필터가 중심이었으나 올들어 단가가 배 이상 높은 고주파용 SAW필터에 힘써 전년대비 34% 성장하는 성과를 거뒀다. 디지털 TV나 위성방송수신기에서 특정 채널의 주파수를 잡아내는 역할을 하는디지털튜너는 전년대비 56%의 급신장세에 이어 오는 2003년까지 시장점유율 14%, 세계 3대업체로의 도약을 꾀하고 있다. LG이노텍 관계자는 "범용부품의 경우 불황이 닥치면 수요부진과 함께 단가인하압력에 시달린다"며 "지속적으로 고수익을 거둘 수 있는 고부가부품사업에 힘을 쏟은 결과 올들어 큰 성과를 거두고 있다"고 말했다. (서울=연합뉴스) 안승섭기자 ssahn@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