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국회의원들의 집단적인 법안 제출로 논란을 불러온 '사형 폐지'주장에 대해 재야 법조계의 대표단체인 대한변호사협회가 사실상 반대 의견을 내놓아 법안 통과까지 적잖은 진통이 예상된다. 대한변협은 22일 사형제 폐지를 위한 사회적 여건이 성숙되지 않아 법안 통과는 시기상조라는 요지의 의견서를 국회에 제시했다. 변협은 의견서에서 "사형 제도 폐지가 세계적인 추세이고 인간의 생명은 그 자체가 절대적 가치를 갖는 소중한 것으로 다른 가치와 비교해 희생되거나 수단이 되어서는 안된다는 측면에서 사형 폐지 논의가 진행돼야 할 시점"이라고 전제했다. 변협은 그러나 "현재 우리 국민의 법감정과 사회여건상 사형 폐지 법안이 국회를 통과할 경우 사회적 혼란을 야기할 우려도 있으므로, 사형 폐지는 충분한 공론화과정을 거쳐 국민적 합의가 마련될 때 비로소 도입돼야 한다"고 주장했다. 하창우 변협 공보이사는 "변협 의견은 사형제 폐지에 신중을 기해야 하고 아직은 시기상조라는 사실상의 반대 취지"라고 설명했다. 앞서 민주당 정대철 의원과 한나라당 이부영 의원 등 여야 의원 154명은 "헌법에 보장된 인간의 존엄, 생명권 등에 비춰 형벌의 이름으로 범죄자 생명을 박탈하는 것은 모순이자 자가당착"이라며 지난달 '사형폐지에 관한 특별법안'을 국회에 제출, 법사위에 계류중이다. 한편 변호사들을 상대로 사형제 폐지에 대한 설문조사를 진행중인 변협은 최근까지 1천500여명의 의견을 접수한 결과, 찬.반 의견이 거의 절반씩 차지하고 있다고 밝혔다. (서울=연합뉴스) 박세용 기자 se@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