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부가 만기도래하는 프라이머리CBO와 프라이머리CLO 차환대책을 마련한 것은 가뜩이나 채권시장이 불안한 상황에서 작년부터 발행된 P-CBO와 P-CLO의 첫 만기가 12월부터 돌아오기 때문이다. 특히 P-CBO와 P-CLO에는 채권시장에서 정상적인 자금조달이 힘든 투기등급 회사채가 5조4천억원(전체 37%, 9월말 현재)이나 포함돼 자금시장 불안을 부추기고 있다. 따라서 정부는 P-CBO에 편입된 BBB등급 회사채를 가급적 원금 일부상환 후 차환 발행하는 형식으로 처리하고 투기등급 회사채는 '신(新)P-CBO'로 유도해 이같은 불안을 제거한다는 방침이다. ◇ 회사채 만기현황 =회사채 만기는 12월과 내년 1.4분기에 집중돼 있다. 정부도 내년 상반기만 넘기면 이후엔 채권 공급이 크게 줄어들어 최소한 2004년까지는 자금시장의 교란을 피할 수 있을 것으로 분석하고 있다. 회사채 만기는 12월 7조4천억원, 내년 1월 4조1천억원, 2월 3조2천억원 등 향후 3개월에 14조7천억원이나 집중돼 있다. 여기에 작년 7월 이후 발행되기 시작한 P-CBO와 P-CLO가 12월에 첫 만기가 돌아오는 것을 비롯 내년 상반기에 5조원 가량의 만기가 닥친다. 그런 상황에서 P-CBO와 P-CLO엔 BB+등급 이하의 투기채가 집중 편입돼 있어 만기도래하는 P-CBO와 P-CLO 처리가 자금시장 안정의 관건이 돼 왔다. ◇ 프라이머리CBO에 중견그룹 다수 포함 =지난 9월 말 현재 P-CBO와 P-CLO를 통한 자금조달은 총 3백73개 기업, 15조원에 달한다. 삼성 현대 LG SK 등 4대 그룹이 2조5천억원으로 전체의 17.2%를 차지하고 있다. 특히 한진 금호 한화 두산 현대정유 한솔 동부 동양 효성 코오롱 등 5∼30대 그룹이 5조7천억원으로 39.0%를 점하고 있어 중견기업들의 P-CBO 의존 비율이 높은 편이다. 지난해 BBB-등급이었던 새한그룹의 부도가 작년 연말 자금시장의 위축이 직접적인 계기였다는 점에서 이들 중견기업이 최소한 내년 상반기까지 원활하게 자금을 조달할 수 있을지 여부가 자금시장 안정의 핵심사안이다. ◇ 약효 얼마나 =정부는 현 시장 상황에서 P-CBO에 편입된 기업이 만기 때 빚을 갚기 어렵다고 판단, 일시상환 부담을 덜어줘 기업의 유동성을 안정시키는 것을 목표로 삼고 있다. 이에 대해 증권업계의 한 관계자는 "만기도래하는 P-CBO에 대한 시장의 우려를 불식시켜 주는 효과가 있을 것"이라고 긍정적인 평가를 내렸다. 다만 "연말로 갈수록 국제결제은행(BIS) 자기자본비율을 의식한 은행권의 자금회수에 따른 회사채 매수기반이 약화될 가능성이 크기 때문에 추가 대책도 필요하다"고 지적했다. 박민하 기자 hahaha@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