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리안 특급' 박찬호의 에이전트 스콧 보라스가 최근 다저스로부터 아무런 협상 제의를 받지 못함으로써 다저스가 박찬호와 재계약하지 않기로 결정했다는 관측이 더욱 사실로 굳어지고 있다. 19일 로스앤젤레스 타임스에 따르면 다저스는 자유계약선수(FA)가 된 박찬호와의 우선협상시한이 이날(한국시간 20일)로 만료되는데도 댄 에번스 다저스 단장은 박찬호 에이전트 스콧 보라스와 재계약 여부에 대해 상의하지 않고 있다. 보라스는 지난 5일 월드시리즈 폐막 직후 다저스가 박찬호 등 보라스 사단 소속선수들에 대해 관심이 있는지 여부를 논의하기 위해 에번스 단장 앞으로 전화메시지를 남겼으나 응답이 없었다고 밝혔다. 보라스는 "(다저스의 침묵에) 놀랐다"며 "다저스를 제외한 모든 메이저리그 팀들과 선수들에 관해 얘기를 나눴다. 에번스를 포함한 모든 단장들에게 전화했지만에번스로부터 아무런 연락이 없었다"고 말했다. 보라스는 "에번스와 얘기할 기회가 없었기 때문에 다저스가 어떤 구상을 하고 있는지 모르겠다"고 밝혔다. 다저스는 최근 필라델피아 필리스 투수 오마 달과 1년간 500만달러에 계약하고 지난 7월 시카고 화이트 삭스로부터 영입한 투수 제임스 볼드윈과 재계약을 희망하면서 박찬호와의 결별 쪽으로 방침을 정한 것으로 관측돼왔다. 에번스는 FA 시장의 톱 클라스에 속하는 박찬호에 대해 아직 결정하지 않았다고 말하고 있으나 소식통들은 다저스가 박찬호와 재계약하지 않을 계획이며 박찬호가다른 구단과 계약할 경우 다저스는 12월7일까지 드래프트(신인선수선택제)를 신청해야 할 것으로 예상했다. LA 타임스는 올해 1천만달러를 받은 박찬호가 올 시즌 후반기 부진으로 평균연봉 2천만달러급에는 미흡하며 1천400만달러 내외가 될 수 있다고 점쳤다. 그러나 보라스는 박찬호가 올시즌 퀄리티 스타트(선발 6이닝이상 3실정이내 투구) 26회로 월드시리즈 우승팀 애리조나 다이아몬드백스의 랜디 존슨과 커트 실링보다 불과 1회가 적고 지난 2년간 누계치로는 퀄리티 스타트가 메이저리그 통틀어 존슨(52회)에 이어 2위(49회), 피안타율도 존슨(2할1푼4리)에 이어 2위(2할1푼5리)인점 등을 들면서 "박찬호에 관해 확고한 의사를 갖고 있는 사람(구단)들이 많다"고강조했다. 보라스는 "찬호가 다저스의 타격 지원을 받았다면 20승이상 투수가 됐을 가능성이 높았다"며 "짐 트레이시 감독의 말대로 찬호는 투수가 요구받을 수 있는 모든 것을 해냈으며 존슨이나 실링이 27세 때 달성했던 기록보다 훨씬 앞서 있다"고 말해 20일부터 시작되는 전구단 대상 협상에 강한 자신감을 보였다. 보라스는 박찬호 영입 희망 구단의 이름을 밝히길 거절했으나 LA 타임스는 텍사스 레인저스, 보스턴 레드 삭스, 뉴욕 메츠, 볼티모어 오리올스 등을 열거했다. (로스앤젤레스=연합뉴스) 권오연 특파원 coowon@aol.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