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해안 시대를 맞아 광양에서 인천에 이르는 한반도 남서쪽의 항만이 웅비의 나래를 펴고 있다. 서해안 항만의 개발은 작게는 한.중 화물의 원활한 수송과 서부공업지역에 대한 원자재 공급을 위해,크게는 동북아 화물의 중간 기착지가 되는 중추 항만 육성을 위해 절실히 필요하다. 이를 위해 해양수산부는 내년에 금년보다 25%나 많은 항만건설 예산을 확보하는 등 발빠르게 움직이고 있다. 먼저 광양항은 부산항과 함께 우리나라 양대 컨테이너 중심 항만으로 육성된다. 87년 첫삽을 뜬 광양항은 현재 1단계 4선석이 운영되고 있으며 2002년 2단계 3선석과 2004년초 2단계 나머지 4선석이 순차적으로 개장할 예정이다. 2단계 선석 건설에는 홍콩 컨테이너 터미널 운영사인 허치슨포트홀딩스(HPH)가 주도하는 컨소시엄(한진해운과 현대상선이 각각 10%의 지분으로 참여)이 전체 공사비 4천3백5억원중 약 30%인 1천3백억원을 투자하게 된다. 아울러 3단계 21선석이 오는 2011년까지 마련되면 광양항은 여천 광양 일대 공업단지의 배후 항만이자 동북아 허브포트로서의 역할을 충실히 해낼 것으로 기대된다. 특히 인천항 부산항과 함께 광양항이 관세자유지역으로 지정되면 외국의 임가공 공장들이 배후부지에 속속 입주할 것으로 기대된다. 평택(아산)항은 수도권 화물을 분산 처리하고 아산산업단지를 지원하는 항만으로 개발되고 있다. 특히 지리적 위치가 대중국 교역의 기지로 손색이 없다는 평가다. 평택항 서부두에는 지난 9월 3만t급 2선석이 준공됐다. 이로써 평택항은 3~5만t급 선박이 접안할 수 있는 10선석을 확보,연간 8백68만t의 하역능력을 갖추게 됐다. 평택항은 이를 포함해 2011년까지 총 2조9천억원의 사업비가 투입돼 62선석의 부두가 조성될 예정이다. 목포항은 지난 7월 용당 연안 화물부두공사가 착공됐으며 내년 6월에는 내항 기존시설 보강과 북항 임항도로공사 착공이 이뤄진다. 이와 함께 2006년까지 13선석,2011년까지 8선석이 추가 확보된다. 이보다 역점을 두고 있는 사업은 목포 신외항 개발이다. 목포권 배후공단을 지원하고 대중국 화물량 급증에 대비하는 목포 신항에는 내년부터 2006년까지 5선석(공사비 3천4백41억원),2007~2011년에는 7선석(2천9백29억원)이 새로 건설된다. 군산과 장항을 아우르는 군장항은 인접 공업단지 육성과 새만금 사업 가시화에 따른 지역경제 활성화에 발맞춰 2006년까지 17선석,2011년까지 4선석을 신규 확보할 계획이다. 한편 해양부는 지난 10월 동양고속건설(주)을 대표출자자로 하는 서해피셔리나(가칭)로부터 군산 비응항 건설 사업제안서를 접수했다. 어항 기능을 상실해가고 있는 군산 내항을 대신해 비응항은 쾌적한 어항시설과 친수 위락시설을 겸비한 다기능어항으로 개발될 예정이다. 내년 하반기에 공사가 진행돼 2005년말께 완공될 것으로 보인다. 명실상부한 서해안의 중심지인 인천항은 지난 7월 삼성물산(지분 40%)과 싱가포르 항만청(60%)이 공동 시행자로 나서 남항 컨테이너터미널 개발사업에 착수했다. 두 회사가 총 4천여억원의 사업비를 투입하는 이 공사는 기존 석탄부두 전면 해상에 4만t급 선박이 상시 접안할 수 있는 3선석 규모의 컨테이너 전용부두와 11만평에 달하는 배후부지를 개발하게 된다. 인천북항은 최근 INI스틸과 동국제강이 총 1천2백68억원을 투입해 5만t급 3선석의 고철 전용부두를 마련키로 하고 공사에 착공했다. 공사는 2005년 하반기쯤 끝난다. 정종호 기자 rumba@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