은행들의 가계대출이 올들어 30조원이나 급증하면서 연체율이 다시 높아지고 있다. 특히 신용카드 대출 연체율은 9%를 넘어서 위험수위에 이르렀다는 분석이다. 전철환 한국은행 총재는 26일 서울 명동 은행회관에서 국민 주택 등 시중은행장들과 오찬간담회를 갖고 "개인 대출수요가 늘어났지만 연체율도 높아져 가계대출의 부실이 증가할 가능성이 커졌다"며 각별한 주의를 당부했다. 전 총재는 "가계대출이 은행의 수익성 개선,위험 분산 효과에다 가계 소비를 촉진시켜 경기위축을 막는 긍정적 효과도 있지만 가계대출 확대로 기업 금융지원이 위축돼선 안된다"고 강조했다. 가계대출은 올들어 1∼9월중 30조7천억원 늘어 9월말 현재 1백36조9천2백억원(총대출의 40.5%)에 달했다. 월 평균 3조4천억원(작년 2조4천억원)씩 증가했다. 한은 조사에 따르면 가계대출 연체율은 작년말 2.04%,올 6월말 1.65%로 떨어지다가 8월말엔 2.45%로 뛰어올랐다. 신용카드대출 연체율은 작년말 7.33%에서 꾸준히 올라 올 8월말엔 9.07%를 기록했다. 이는 은행들의 무분별한 카드 발급에 기인한 것으로 분석된다. 한편 전 총재는 이날 간담회에서 "서비스산업 육성을 위해선 은행들의 협조가 필요하다"며 "제조업과 차별없이 서비스업체에도 대출을 늘려달라"고 당부했다. 오형규 기자 ohk@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