월드시리즈에서 `전통의 명가' 뉴욕 양키스에 도전하는 창단 4년째의 신생팀 애리조나 다이아몬드백스에는 또 하나의 작은 `반란'을꿈꾸는 이가 있다. 바로 22세의 한국인 청년 김병현(애리조나)이 최강 마무리 마리아노 리베라(31.양키스)의 아성에 도전장을 내민 것. 애틀랜타 브레이브스와의 챔피언십시리즈에서 평소 우상으로 여겨왔던 마무리투수 존 스몰츠와 맞대결을 펼쳤던 김병현이 이번에 만나는 리베라는 설명이 필요없는 메이저리그 현역 최고의 소방수다. 95년 양키스에서 선수생활을 시작한 리베라는 본격적인 구원투수로 활동한 97년이후 매년 40세이브 안팎의 성적을 거뒀고 올시즌에도 50세이브를 기록하며 양대 리그를 통틀어 구원왕에 올랐다. 160㎞에 가까운 위력적인 직구와 다양한 변화구도 훌륭하지만 면도날같이 스트라이크존 구석 구석을 파고드는 안정된 제구력이 가장 큰 무기다. 특히 포스트시즌에서 22연속 세이브를 기록할 만큼 큰 경기에 강해 양키스가 최근 월드시리즈 3연패를 이루는데 주축으로 활약했고 99년 월드시리즈에서는 1승2세이브를 올려 최우수선수(MVP)로 뽑히기도 했다. 구위와 노련함, 경험 등 모든 면에서 메이저리그 3년차인 김병현보다는 한 걸음 앞서 있다는 평가다. 하지만 이번 포스트시즌에서의 성적만 따져보면 꼭 그런 것만도 아니다. 4경기에서 6⅓이닝동안 무실점으로 막으며 4세이브를 따낸 김병현의 기세는 7경기에 등판해 9⅔이닝동안 2실점(1자책)하며 1승4세이브를 거두고 있는 리베라의 성적과 비교해도 손색이 없다. 여기에 챔피언십시리즈 5차전에서 1점차의 리드를 지키며 보여준 배짱과 패기라면 리베라와 어깨를 나란히 하기에 부족함이 없다는 평가다. 최고의 무대에서 최강의 호적수를 만난 김병현. 자신의 존재를 전 세계 야구팬들에게 알릴 절호의 기회에서 리베라를 뛰어넘을수 있을지에 팬들의 시선이 모아지고 있다. (서울=연합뉴스) 이정진기자 transil@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