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프가니스탄의 탈레반 정권은 탈레반 군의 공격을 받은 후 파키스탄에 추락했다는 미군 헬리콥터의 잔해와 피의 흔적을 발견했다고 밝힌 것으로 카타르의 아랍어 위성 TV 알-자지라가 21일 보도했다. 알-자지라는 탈레반 소식통들의 말을 인용해 "탈레반이 칸다하르 서쪽 바바 사히브 산에서 격추했다고 주장하는 미국 헬리콥터의 잔해가 탈레반 병사들에 의해 발견됐다"고 전했다. 이 방송은 탈레반이 19일 밤 사이에 "(탈레반 최고지도자) 물라 오마르의 저택이 내려다 보이는" 바바 사히브 산에서 미국 헬리콥터를 격추했다고 주장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알-자지라는 "탈레반 병사들이 헬리콥터의 잔해 가운데서 피의 흔적도 발견했다"면서 "미국 특공대원들의 시신을 찾기 위한 수색 작업이 진행되고 있다"고 덧붙였다. 탈레반 정권의 자랄 에딘 하카니 국경ㆍ종족담당장관과 물라 아미르 칸 무타키교육장관은 미군 헬리콥터가 우연히 파키스탄의 아프간 국경 인근 지역에 추락해 병사 2명이 사망했다는 미국 측의 발표 내용을 일축했다. 하카니 장관은 "미국이 사망자가 특공대원 2명뿐이라고 가장하나 이는 거짓이다. 실제로는 2시간30분 내지 3시간 동안 계속된 치열한 전투로 미국 특공대원 20~25명이 사망했다"고 알-자지라 방송에 말했다. 파키스탄에 있는 아프간이슬람통신(AIP)에 따르면, 탈레반 정권의 최고위 대변인인 무타키 장관은 "미국 헬리콥터가 탈레반의 발포로 격추됐고 20~25명의 미군 병사가 사망했다는 점은 이제 의심의 여지가 없다"고 말했다. 무타키 장관은 미국 헬리콥터 5대가 미국의 첫 아프간 내 지상 기습작전에 참가해 한 대에 20~25명씩의 특수전 병력이 낙하산으로 칸다하르에 투입됐다"면서 "그중 한대가 탈레반군의 포격을 받은 후 파키스탄에 이르러 추락했다"고 주장했다. 그러나 미국은 이 헬리콥터가 지난 19일 밤 탈레반의 근거지인 칸다하르에 대한 지상 기습에 참여했다는 주장을 부인하고, 추락한 헬리콥터 사망자 2명의 신원을 발표했다. 미국 국방부는 21일 성명을 통해 헬리콥터 추락으로 와이오밍주 샤이엔 출신 존 J.에드먼즈(20)와 몬태나주 미줄라 출신 크리스터퍼 T.스톤시퍼(28)이 사망해 아프간 군사공격 개시 이후 사망한 미군 병사가 3명으로 늘었다고 밝혔다. 이 2명은 블랙호크 헬리콥터가 미국에 개방된 3개 파키스탄 공항의 하나인 달반딘 공항에 착륙하려던 중 추락해 사망했다면서 이 사고로 조종사와 부조종사는 무사했고, 다른 병사 1명이 부상했다고 말했으나 탈레반군의 포격에 의한 추락 가능성은 배제했다. (도하ㆍ워싱턴 AFP=연합뉴스) don@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