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등교사 자격증을 가진 '아줌마'들이 집을 나섰다. 경기 침체로 그렇치 않아도 부수입거리를 엿보던 터에 '교대학점제'가 시행된다는 소식이 들려왔기 때문이다. 교대학점제란 초등학교 교사의 부족현상을 해소하기 위해 중등교사 자격증 소지자를 초등교원으로 임용하겠다는 교육인적자원부의 계획(일명 중·초교사제). 교대생들이 동맹휴업을 결의하는 등 강력 반발하고 있으나 교사의 꿈을 버리지 않은 아줌마와 직장인 등 예비교사들은 이에 아랑곳 않고 묵혀둔 자격증을 꺼내고 있다. ◇학원으로…학원으로…=12일 점심 무렵 학원가가 밀집해 있는 서울 노량진의 노량진행정학원. 아줌마와 직장인들로 보이는 20∼30대 수십명이 로비를 꽉 메우고 있다. 지난 92년 S대 역사교육학과를 졸업했다는 한모씨(34)는 "중등교사 자격자를 초등교원에 임용한다는 뉴스에 귀가 번쩍 뜨였다"며 "졸업 후 몇번의 실패로 접어야 했던 어릴적 희망을 이번에는 이뤄볼 생각"이라고 말했다. 현재 예비교사들이 겨냥하는 것은 크게 두 방향이다. 하나는 올해 1만명 선발 예정인 중등교원 임용시험. 지난해 2천5백명에 비해 대폭 늘어난게 매력적이다. 하지만 아줌마들은 단연 초·중교사제에 관심을 갖고 있다. 시험과목이 객관식 60문항만 출제되는 교육학 하나뿐이기 때문이다. 게다가 중등교원쪽 문이 넓어진 만큼 젊은 사대 졸업자들이 중·초교사쪽으로 눈을 덜 돌릴 것이라는 기대도 아줌마들의 도전의식을 자극하고 있다. ◇학원들 "주부를 모셔라"=덕분에 임용고시 전문학원들이 때를 만났다. 학원마다 교육학 특별강의시간을 부랴부랴 개설하는 등 대목맞이 채비를 갖추고 있다. 희소고시학원은 다음주부터 특별반을 운영키로 하고 수강생을 모집 중이다. 구평회교원임용학원도 13일부터 중·초교사를 위한 교육학 강좌를 진행한다. 학원 관계자들에 따르면 이처럼 예비교사들이 대거 몰리면서 중·초교사제의 경우 4천여명 선발에 5만명 이상이 응시,10 대 1 이상의 경쟁률을 보일 전망이다. [ 향후 선발 일정은 ] 교육인적자원부는 구체적인 중.초 및 중등교사 선발방안을 2주후에 발표하고 11월말까지 대상자 선발을 끝낼 방침이다. 나이 제한=중.초교사의 경우 35세이하로 제한하는 방안을 거의 확정한 상태다. 중등교사는 시.도별 사정에 따라 융통성을 둔다. 임용절차=중.초교사는 시도교육청별로 교육학 및 면접시험을 친다. 응시자가 많을 것으로 보고 면접시험에 비중을 둘 계획이다. 이어 교육대학에서 내년 한햇동안 70학점을 이수하도록 한다. 시도교육청은 이들을 대상으로 다시 임용고사를 본 뒤 최종 합격자를 2003년 3월 임용한다. 한편 교육부는 중등교사 임용시험과 중.초교사 시험을 같은날 치를 방침이다. 복수합격에 따른 결원 발생을 막기 위해서다. 고기완.안재석 기자 dadad@hankyung.com